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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생각도 하기 싫은 해였다."
안치홍은 지난 19일 열린 KBO 2차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키움 이적을 확정지었다. 키움은 양도금 4억원을 한화에 주고 베테랑 타자를 영입했다.
우여곡절 끝 이적이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IA 타이거즈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한 안치홍. 곧바로 주전 2루 자리를 꿰찼다. 20홈런-20도루가 가능한 호타준족의 대명사가 됐다. 고교 시절 유격수를 봤기에, 2루 수비도 문제가 없었다.
롯데에서 4년을 뛰며 다시 3할 타율,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는 등 반등한 안치홍은 2024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와 4+2년 총액 72억원의 엄청난 조건에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첫 시즌은 타율 3할에 13홈런을 치며 제 몫을 했다. 하지만 올해가 악몽이었다. 66경기 출전 타율 1할7푼2리 2홈런 18타점. 안치홍의 기록이라고는 믿기 힘든 처참한 성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안치홍에게 2루를 맡기겠다고 선언했고, 안치홍도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 캠프에서 강훈을 소화했지만 공-수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 사이 후배들이 치고 올라왔고, 안치홍의 자리는 사라졌다. 결국 2차드래프트 보호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그렇게 키움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다음은 키움 선수로 처음 만난 안치홍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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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있을 때, 손혁 단장님이 보호 명단에서 풀렸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샐러리캡 때문에 힘들 거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그것만 알고 있었다. 지명 소식을 들었을 때는 새로운 기회니까, 절실하게 해서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설종진 감독은 무슨 얘기를 해줬나.
마지막 팀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해 원래 모습을 되찾아 보지는 말씀을 해주셨다.
-고향 서울 연고팀으로 오게 됐는데.
서울 살아서 더 좋을까 이런 생각은 안 해봤다.(웃음) 이사가 쉬운 게 아니라서...
-올해가 선수 생활 가장 힘든 해였을 것 같은데.
가장 힘들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생각도 하기 싫은 해였다. 모든 게 안 맞아떨어진 해였다. 그동안 많은 훈련을 하고, 나만의 방법도 있었는데 뭘 해도 안 됐다. 1년 내내 답을 찾지 못한 시즌이었다.그런 와중에도 잘 준비해보자 하는 마음을 먹고 있었는데, 팀을 옮기게 돼 다시 반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한화에 있었어도 당연히 열심히 했겠지만, 키움은 나를 필요로 해서 불러준 팀이니 그 마음을 받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2차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인데.
허승필 단장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1순위로 뽑은 이유가 그만큼 기대가 큰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힘이 됐다.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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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데뷔를 3루로 했다. 이후 2루에 정착했다. 어느 자리든 가릴 처지가 아니다. 어디든 열심히 해볼 생각이다.
-새 팀에서 리더 역할을 해야하는데.
구단에서도 그런 바람을 얘기하셨다. 일단 개인적으로 준비 잘 하고,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과 친해지며 봐야할 것 같다. 나도 어릴 때 KIA에 있을 때는 후배들에게 쓴 소리도 하고 했는데, 팀을 옮기며 중간 역할을 하다보니 쓴소리를 안 하는 이미지가 되더라.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화 동료들과는 인사를 나눴는지.
함께 훈련하던 후배들, 연락온 후배들과 인사를 했다. 내가 FA로 이적한 게 아니니,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더라. 김경문 감독님과는 통화를 했다. 잘 하라고 격려해주셨다.
-마지막으로 키움에서의 포부는.
나를 필요로 해서 불러주신 거라 생각한다. 절실하게 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겠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