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차전 일본과 중국의 경기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렸다. 2회초 수비를 마친 일본 오타니가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도쿄(일본)=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09/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아직 확정된 명단은 아니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일본 야구대표팀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설 대표팀 1차 명단을 발표했다. 1차 명단에는 단 8명의 선수만이 들어있다. 모두 투수들이다. 일본 야구의 에이스이자 대표팀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예상대로 들어가 있었다.
대신 오타니의 팀 동료이자 LA다저스의 월드시리즈 2연패를 진두지휘했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시즌 막판 불펜투수로 변신해 호성적을 보여준 사사키 로키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LA다저스가 허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추후 발탁 가능성은 열려 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 등은 26일 '이나바 감독이 이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26 WBC 출전자 1차 명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명단에는 오타니를 필두로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 마쓰이 유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3명의 메이저리거가 포함됐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NPB)에서 뛰고 있는 오타 다이세이(요미우리 자이언츠) 이토 히로미(닛폰햄 파이터즈) 다네이치 아쓰키(지바 롯데 마린스) 다이라 가이마(세이부 라이온즈) 이시이 다이치(한신 타이거즈)까지 총 8명의 투수들로 구성돼 있다.
모두 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질 만한 투수들이다. 메이저리그 7년차인 기쿠치는 올 시즌 LA에인절스에서 33경기에 선발등판해 178⅓이닝을 던져 7승11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했다. 좌완 투수 마쓰이는 올해 샌디에이고의 불펜투수로 61경기에 출전해 3승1패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했다.
2026 WBC에 출전하는 일본이 1차 대표팀 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모두 투수들이다. 마쓰이 유세이-이토 히로미-오타 다이세이-오타니 쇼헤이-기쿠치 유세이-다네이치 아쓰키-다이라 가이마-이시이 다이치(왼쪽 위부터). 스포니치 아넥스 기사캡쳐
NPB 소속 투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닛폰햄 에이스 이토는 올해 27경기에 등판해 14승8패 평균자책점 2.52(196⅔이닝 55자책점) 탈삼진 195개를 기록하며 2025년 일본 프로야구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세이부의 마무리투수 다이라는 퍼시픽리그 세이브왕을 차지했고, 오타는 센트럴리그 홀드 공동 1위에 올랐다. 또한 이시이는 53경기에서 정확히 53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자책점만 허용해 무려 0.17의 압도적인 평균자척점을 기록했다.
이바타 감독이 1차 엔트리로 투수들만을 뽑은 건 WBC에 미리 준비하기 위해서다. 이바타 감독은 1차 선수 명단 발표 후 "(WBC와 NPB의) 공인구가 달라서 가능한 한 투수들을 빨리 준비시키고 싶었다"며 투수 8명을 1차로 먼저 발표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야수 엔트리도 어느 정도는 정리됐다. 최종적으로 확정한 뒤 에 발표해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2차 엔트리 발표는 여유있게 진행할 계획임을 피력했다.
다만, '1차 투수 엔트리'에 포함시킨 오타니가 2026 WBC에서 투수로 나설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소속팀 LA다저스가 반대하는 입장이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로 지난해에는 투수를 아예 휴업했다. 올해 겨우 돌아와 조금씩 이닝을 늘리며 선발로 간신히 복귀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특히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불어 내년 1월로 예상되는 2차 명단 발표 때는 야마모토와 사사키 등의 이름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이바타 감독은 이날 "MLB구단 측에서 아직 확답이 오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야마모토와 사사키 등의 합류를 계속 요청 중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