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의 1로 확 줄어든 보상금, 이러려고 메이저리그 포스팅 허락한 게 아닌데…대박 노린 단기계약에 뒤통수 맞은 구단, 이런 식이라면 보내줄 이유 없다[민창기의 일본야구]

최종수정 2026-01-04 06:25

3분의 1로 확 줄어든 보상금, 이러려고 메이저리그 포스팅 허락한 게 아…
이마이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3년 최대 5400만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말 포스팅을 신청했을 때 나왔던 예상을 크게 밑도는 조건에 사인했다. 사진캡처=세이부 라이온즈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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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에서 세 차례 홈런왕에 오른 무라카미는 지난 12월 말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3400만달러에 계약했다. 최대 8년-1억8000만달러 예상을 크게 밑도는 계약 조건이다. 이에 따라 야쿠르트에 돌아가는 포스팅비도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금액이 됐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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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의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슈퍼에이스였다. 그는 올해 토론토와 월드시리즈 3경기에 등판해 3승을 올리고, MVP가 됐다. AP연합뉴스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세이부 라이온즈는 이번 겨울 4번 타자와 듬직한 에이스를 잃었다. 야쿠르트에서 세 차례 홈런왕에 오른 무라카미 무네타카(25)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세이부에서 3년 연속 10승을 올린 우완 이마이 다쓰야(27)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했다. 야쿠르트와 세이부는 강력한 4번 타자, 1선발이 떠난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선수 앞길을 막을 수 없었다. 자유롭게 해외 진출이 가능한 해외 FA 자격을 못 갖췄지만 포스팅을 허용해 메이저리그로 가는 문을 열어줬다.

구단이 보류권 있는 핵심 선수에게 아무 이유 없이 시혜를 베푼 건 아니다. 이적에 따른 보상금, 포스팅비를 기대한다. 이 돈으로 FA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하거나, 구단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슈퍼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7)는 2023년 겨울, LA 다저스와 12년-3억2500만달러(약 4700억원)에 계약하면서 오릭스 버팔로즈에 5062만5000달러(약 732억원)를 선물했다. 꽤 오래전 이야기가 됐지만, 원조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는 2006년, 보스턴 레드삭스로 가면서 세이부에 5111만1111달러(약 740억원)를 안겼다.

앞서 스즈키 세이야(31)가 2022년 시카고 컵스와 '5년-8500만달러(약 1229억원)', 요시다 마사타카(32)가 보스턴과 '5년-9000만달러(약 1301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컵스는 스즈키의 원 소속팀 히로시마 카프에 1462만5000만달러(약 212억원), 보스턴은 요시다의 전 소속팀 오릭스에 1540만달러(약 223억원)를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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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외야수 스즈키 세이야. 메이저리그 4년차인 지난해 30홈런-100타점을 넘어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는 2022년 겨울 원 소속팀 히로시마 카프에 1400만달러가 넘는 포스팅비를 안기고 떠났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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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가 지난해 12월 2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입단식에서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했다. 야쿠르트에서 등번호 55번을 썼는데, 화이트삭스에선 유니폼에 5번을 달고 뛴다. AP연합뉴스
기대가 컸던 올겨울, 찬바람이 몰아쳤다. 무라카미와 이마이가 약속이나 한 듯 계약 기간과 총액 모두 기대를 크게 밑도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냉철하게 평가했다. 적응력에 의구심을 품고 리스크를 피하고자 했다.

먼저 무라카미를 보자. 화이트삭스와 '2년-3400만달러(약 492억원)'에 계약했다. 포스팅 규정에 따라 이적료 657만5000달러(약 96억원)가 발생했다. 분명히 큰돈이지만 야쿠르트가 계산했던 규모는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년 전 이정후를 데려오면서 키움 히어로즈에 보낸 1882만5000달러(약 272억원)를 크게 밑도는 금액이다.

지난해 11월 초 시장이 열렸을 때만 해도 분위기가 달랐다. '8년-1억8000만달러(약 2603억원)'를 전망하는 보도가 나왔다. 무라카미가 이정후의 '6년-1억1300만달러(약 1634억원)'를 가볍게 넘을 것으로 보였다.

이마이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과 미국 매체들은 지난해 말 포스팅 개시 직후 '6년-1억5000만달러(약 2169억원)' 수준에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조건에 사인했다면 세이부에 2437만5000달러(약 353억원)가 입금됐을 것이다.


그러나 관심을 보인 팀은 많았으나 시장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이마이는 포스팅 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2일, 휴스턴과 '3년-5400만달러(약 781억)'에 계약했다. 투구 이닝을 연계한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6300만달러(약 911억원)에 합의했다. 포스팅비가 예상 금액의 절반이 안 되는 997만5000달러(약 144억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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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의 4번 타자로 활약하던 요시다는 2023년 겨울 포스팅을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했다. 오릭스에 포스팅비로 1540만달러를 안겼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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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에이스 센가는 해외 FA 자격을 얻어 뉴욕 메츠로 갔다. USA투데이연합뉴스
두 선수 모두 장기계약 대신 기간을 짧게 가져갔다. 성적으로 경쟁력을 증명하고 가치를 높여 대형 계약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다. 이런 흐름으로 가면 원 소속팀에 돌아가는 포스팅비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마이는 매년 FA가 되어 팀을 떠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었다. 뛰어난 성적을 올린다면 더 큰 계약을 따라 이적이 가능하다. 선수 입장에선 시장 상황에 따라 합리적으로 반응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원 소속팀 입장은 다르다. 크게 준 보상금에 상실감이 클 것이다.

포스팅 회의론이 나온다. 일본의 일부 매체는 두 선수의 이례적인 계약이 향후 포스팅 제도의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구단이 굳이 주축 선수를 포스팅을 통해 보낼 이유가 없다. 선수의 꿈도 좋지만,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 이전처럼 메이저리그 도전을 적극적으로 밀어주기 어렵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선수는 일본에 돌아와 장기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 원 소속팀 복귀 의무가 없는 완전 FA 신분이 된다.

자금력이 풍부한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소속 선수를 포스팅을 통해 미국으로 보낸 사례가 없다. 오랫동안 소프트뱅크 주축선발로 활약했던 센가 고다이(32)는 2023년 해외 FA 자격을 얻어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오카모토 가즈마(29)는 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6000만달러에 계약했는데, 요미우리 자이언츠 선수로는 처음으로 포스팅을 거쳤다. 오카모토의 이름 값에 비해 좋은 조건으로 보기 어려운 계약이다.

한편, 송성문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1500만달러(약 217억원)', 최대 '5년-2100만(304억원)'에 계약해 히어로즈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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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WBC 일본대표로 출전한 오카모토(오른쪽)와 무라카미. 무라카미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계약했고, 오카모토는 5일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있다. 사진출처=일본야구기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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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송성문.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300만달러(약 43억4000만원), 최대 405만달러(약 58억6000만원)를 남긴다. 2025년 키움 연봉 상위 40명의 총액 43억9756만원과 비슷한 금액이다. 잠재력 있는 선수를 찾아 경쟁력 있는 선수로 키운 결과다.

메이저리그 구단은 총액의 2500만달러(약 361억5000만원) 이하는 20%, 2500만~5000만달러는 17.5% 추가, 그 이상은 15%를 얹어 선수 원 소속팀에 지급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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