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센 중견수들' 이정후도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코너 외야로 가 타격 살리자!"

최종수정 2026-01-27 13:34

'자존심 센 중견수들' 이정후도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코너 외야로 가 …
이정후가 2024년 5월 13일(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회초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잡으려다 펜스에 어깨를 부딪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자존심 센 중견수들' 이정후도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코너 외야로 가 …
FA 중견수 해리슨 베이더가 샌프란시스코와 2년 2050만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캘리포니아주 샌 라몬에서 열린 구단 팬페스트에 참석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수비적인 부분에서 분명 내 기량을 높이고 싶다. 이번 오프시즌 수비 훈련에 많이 집중했다. 좋아진 것 같아 만족하고 올시즌이 기대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중견수로서 수비가 불안하다는 객관적 평가에 대한 나름의 대비책과 의지를 표시한 것이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가 수비력이 '거물급'인 중견수를 영입해 이정후가 코너 외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MLB네트워크 존 헤이먼 기자는 27일 'FA 외야수 해리슨 베이더와 자이언츠가 2년 2050만달러(296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베이더는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을 갖고 있는 '수비의 달인'이다.

그는 201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뉴욕 양키스, 신시내티 레즈, 뉴욕 메츠를 거쳐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와 필리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한 9년 경력의 베테랑 외야수다. 그의 주포지션이 중견수다. 2021년 세인트루이스 시절 골드글러브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도 OAA(평균이상아웃) 6을 마크, 꾸준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자존심 센 중견수들' 이정후도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코너 외야로 가 …
해리더의 영입으로 이정후가 우익수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사진=MLB 공식 X 계정
MLB.com은 '이정후가 2023년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뒤 자이언츠의 주전 중견수로 나섰지만, 베이더가 옴에 따라 코너 외야로 옮길 전망'이라며 '베이더는 2018년 이후 8년 동안 OAA 76을 기록해 이 부문 전체 1위에 올랐다'고 했다.

결국 이정후의 수비력에 불만을 지닌 샌프란시스코가 베이더 영입으로 외야진을 흔들게 됐다는 얘기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 외야 수비 불안의 주요 원인은 중견수 이정후와 좌익수 엘리엇 라모스의 부진 때문이었다'며 '베이더가 합류함으로써 올해 샌프란시스코 투수진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샌프란시스코는 좌익수 라모스, 중견수 베이더, 우익수 이정후로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 매체의 진단대로 이정후의 수비력은 메이저리그 최하 수준이다. 팬그래프스에 따르면 지난해 외야수 OAA 부문서 이정후는 -5로 54명 중 45위에 머물렀다. 이정후는 지난해 타율 0.266, 8홈런, 55타점, 73득점, OPS 0.735로 빅리그 적응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대 만큼 폭발적이지 않았던데다 수비력도 낙제점이라는 판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자존심 센 중견수들' 이정후도 납득하기 어렵겠지만, "코너 외야로 가 …
이정후가 2024년 5월 13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회초 플라이 수비를 하다 우중간 펜스에 부딪히며 왼쪽 어깨를 다쳐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더그아웃을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럼에도 이정후에게 나쁠 것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비 부담과 부상 위험이 높은 중견수보다는 코너 외야, 특히 우익수가 편할 수 있다. 좌익수라도 상관이 없다. KBO 시절에도 많이 맡아본 포지션들이다.

이정후는 2024년 5월 1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1회초 수비를 하다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잡으려다 펜스에 왼쪽 어깨를 부딪히면서 와순이 파열돼 수술을 받고 시즌을 접은 적이 있다. 이정후가 지난해 복귀해 아슬아슬한 펜스 수비를 하는 장면이 나오면 샌프란시스코 더그아웃은 가슴을 쓸어내리곤 했다.

코너 외야는 중견수보다 횔동 범위와 펜스 수비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만큼 부상 위험도 줄어든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 바라는 건 타격이다. 정확히 맞히는 타격으로 많이 출루하길 바라고 있다. 뛰어난 리드오프라는 기대를 갖고 영입했으니 코너 외야로 옮기는 건 반가운 일일 수 있다.

다만 중견수들은 대부분 수비 자존심이 강하다. 중견수를 포기하라는 구단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많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은 신인왕에 오른 2012년 주로 중견수와 좌익수를 함께 보다 2014년부터는 아예 중견수에 전념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부상이 잦아지자 지난해 처음으로 우익수로 변신했다. 하지만 시즌 한 달이 지나 또 다치자 지명타자로 완전히 돌아섰다.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라 자연스러운 수비 변경이다.

중견수 수비력이 뛰어났던 앤드류 맥커친, 앤드류 존스, 애덤 존스, 토리 헌터 등도 커리어 후반에는 코너 외야로 자리를 옮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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