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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와, 정말 힘차네요. 공이 살아 들어갑니다."
15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에이스와의 연습경기. 4-4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7회말, 등번호 119가 새겨진 오렌지 유니폼을 입은 투수가 한화 마운드에 섰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3세 우완 박재규.
제이든 김을 몸쪽 깊숙이 찌르는 슬라이더로 타이밍을 완벽히 뺏으며 2루수 뜬공을 유도한 것이 첫 아웃카운트. 이 장면을 본 김태균 위원은 "보더라인에서 횡적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완성도가 상당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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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 두 타자를 상대로 압도적인 구위를 뽐냈다.
보더라인 끝에 최고 146km 빠른 공이 걸치자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배트 조차 내지 못한 채 두 타자 연속 루킹 삼진.
좌타자 에디슨 비를 146㎞ 몸쪽 꽉 찬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한 박재규는 오른손 톱타자 다리오 고를 바깥쪽 빠른 공으로 얼어붙게 했다.
1이닝 3타자 퍼펙투 삼자범퇴 2탈삼진. 총 투구수 14개. 최고 146㎞ 패스트볼 7개가 모두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최고 130㎞ 날카로운 각도의 슬라이더 7개 중 4개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이틀 전 멜버른 전 1이닝 1볼넷 무실점까지 2경기 2이닝 무안타 무실점 호투. 그날 경기에서는 최고 148㎞를 찍었다.
단순히 빠르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김 위원은 "모든 구종을 보더라인에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특히 끝까지 힘 있게 차고 들어가는 직구의 '종속'과 제구력이 동반된 변화구의 조합은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끝까지 살아들어가는 묵직한 종속과 스피드, 횡으로 변하는 슬라이더가 모두 제구가 갖춰진 구종이라 불펜 즉시 전력감이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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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이 완성형 우완 투수는 1군 경험이 전무한 선수. 개성고를 졸업한 2023년 9라운드 전체 81번으로 한화에 입단한 무명이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현역으로 마치고 지난해 7월 말 만기 전역했다.
이후 시즌 막판인 지난해 9월 말 퓨처스리그에서 2경기 등판이 프로 경력의 전부다. 그야말로 흙 속에서 건진 보석이 될 유망주. 시즌에 접어들면 볼끝 좋은 150㎞ 이상의 구위도 충분히 기대해 볼만 하다. 제구까지 갖춘 투수라 경험만 쌓으면 필승조도 충분히 가능해보이는 구위다.
한승혁과 김범수 등 주축 투수들의 이탈로 헐거워질 불펜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지워줄 놀라운 예비스타의 탄생. 이번 멜버른 호투는 '포스트 시즌'을 향한 가장 강력한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사진=이글스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