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청백전. LG 문보경이 타격을 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10.22/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동갑에 똑같은 4번-3루수. 기록도 전혀 밀리지 않는데...
한화 이글스와 노시환이 맺은 11년 307억원 비FA 다년 계약은 야구계 전체에 엄청난 충격타를 안겼다.
벌써부터 각 팀들은 예비 FA, 또 2~3년 안에 FA 자격을 얻을 대어급 선수들 계약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교 대상들이 많다. 가장 대표적으로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꼽힌다. 부상만 없다면, 노시환의 베스트 경기력 이상을 뽑아낼 수 있는 선수다. 타율이 훨씬 더 높고, 발도 빨라 도루도 30개 이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LG 트윈스 문보경도 마찬가지다. 노시환과 똑같은 2000년생 동갑내기. 2019년 드래프트 동기다. 노시환이 1라운드였던 것에 반해 문보경은 3라운드 LG 지명.
그 차이였을까. 거포 유망주 노시환은 신인 시즌부터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문보경이 1군에 선을 보인 건 2021년이 처음이다. LG 야수벽이 워낙 두터웠던 것도 있고, 1~2년차에는 미완의 대기에 머물렀다.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한화 노시환이 득점 후 미소 짓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9.14/
그러다 류지현 감독(현 국가대표팀 감독)의 눈에 들어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경험을 쌓으며 성장하더니, 염경엽 현 감독을 만나 기량을 만개시켰다. 염 감독은 문보경의 능력을 알아보고, 일찌감치 팀의 새 4번타자로 못을 박았다. 그러니 훨헐 날기 시작했다. 2024 시즌 144경기 전경기 출전에 타율 3할1리 22홈런 101타점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냈다. 기세를 이어간 지난 시즌에도 141경기 2할7푼6리 24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단순 비교는 무의미할 수 있지만, 문보경이 기록적으로 노시환에 밀릴 게 전혀 없다. 30홈런을 한 번도 못 친게 아쉬운데, 그건 잠실구장 영향 때문이다. 문보경이 더 좁은 구장을 홈으로 썼다면 2024, 2025 시즌은 충분히 30홈런을 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면 타점도 자연스럽게 120개 가까이 올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야구 대표팀과 한화 이글스의 평가전. 노시환, 문보경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키나와(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2.23/
노시환은 대전을 홈으로 쓰며 30홈런 두 번치고 307억원을 벌었는데, 문보경은 여기에 강점이 더 있다. 정확성, 팀 배팅 능력까지 갖췄다는 것이다. 지난해 살짝 타율이 떨어졌지만 2022 시즌부터 2024시즌까지 3시즌 연속 3할 이상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2할 중후반을 기대할 수 있다면, 문보경은 2할 후반에서 3할 초반을 기대할 수 있는 야구다.
3루 수비는 노시환이 살짝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문보경도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노시환이 월등하다고 볼 수는 없다.
만약 문보경이 올해 같이 예비 FA 신분이었다면 노시환같은 대우를 받아도 충분할 커리어다. 다만, 데뷔가 늦어 두 시즌이 부족하다. 문보경은 지난해까지 5시즌을 채워 FA까지 3년이 남았다. 그 때까지 기량을 유지한다고 해도, 20대 후반에 접어들 시점이라 11년 초장기 계약을 기대하기는 힘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