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투수가 국제 대회를 앞두고 밝힌 계획에, '시크한' 미국 팬들도 화가 단단히 났다. 대체 무슨 일일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에이스'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명인 타릭 스쿠발은 다음달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미국 대표로 출전할 예정이다. 폴 스킨스, 클레이튼 커쇼 등 미국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주요 투수들이 상당수 출전하기 때문에, 스쿠발의 WBC 출전 자체는 큰 화제를 모았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계획'을 밝혔다. 미국 'USA투데이'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24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릍 통해 "사이영상 수상자인 스쿠발은 이번 봄 자신을 위한 계획이 처음부터 세워져있었다고 확인했다"면서 "그는 미국 대표팀에서 단 한번의 짧은 선발 등판만 한 후 타이거즈 캠프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3월 7일(현지시각) 영국을 상대로 선발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스쿠발이 WBC에 나가기는 하지만, 오직 딱 한 경기, 그것도 약체인 영국전에만 나갈 예정이고 미국 대표팀의 향후 일정이나 스케줄은 상관 없이 소속팀 캠프에 복귀해 개막전을 준비하겠다는 뜻이다.
미국 매체 기자들의 SNS를 통해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여론은 들끓기 시작했다. 스쿠발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특히 높았다. 팬들은 "정말 이렇게 이기적인 선수는 처음 본다", "그럴거면 제발 국가대표로 나가지 말아라. 다른 선수를 위해 그 자리를 양보하는 게 맞다", "영국전도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우리의 커쇼가 던지면 된다" 등 오직 자신의 투구 스케줄과 컨디션 관리에만 초점을 맞춰 'WBC에 나가주는' 스쿠발이 대표팀 자리를 포기하는 게 맞다는 비판이었다.
사진=FOX스포츠 SNS 계정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스쿠발은 "미국이 WBC 결승전에 올라간다면, 대회에 돌아가 동료들과 함께 응원하겠다"는 이야기를 전했는데 이게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성적인 제안을 하는 팬들도 있었다. 한 야구 팬은 "이게 WBC가 시즌 중간에 열려야 할 이유다. 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내려와 불펜에서 남은 투구수를 마저 채우는 것 역시 이 대회의 코미디"라고 냉철하게 진단했다.
각 국가별 최정예 대표들이 출전하는 야구 국제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한국, 일본, 대만 등의 정규 시즌 시작 직전 열리는 WBC는 개최 시기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3월에 열리는 대회가 선수들, 특히 투수들 컨디션을 맞추기가 워낙 어렵고 부상 여파도 많다는 지적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