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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던지는 공 왜 피해" …김원형 감독이 진단한 '볼넷 전성시대'→ 원인은 타자들의 '미친 기세'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경기. 5회초 2사 만루. 강판 당하는 두산 선발 곽빈.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04/
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경기. 5회초 2사 만루. 강판 당하는 두산 선발 곽빈.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04/

[잠실=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결국 타자들이 너무 잘 치기 때문입니다."

2026시즌 KBO리그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시원한 삼진 소리보다 답답한 볼넷 판정이 늘어나며 현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투수 출신으로 마운드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디테일의 장인'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이 내놓은 진단은 명쾌하면서도 뼈아팠다. 투수들의 기술적 퇴보가 아니라, 타자들의 기세에 압도당해 스스로 '심리적 함정'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김원형 감독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가 우천 취소된 후 취재진과 만나 최근 리그를 뒤덮은 볼넷 증가 현상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혔다.

김 감독은 가장 먼저 수치상의 변화에 주목했다. 그는 "확실히 작년보다 볼넷 수치가 높다. 내가 볼 때는 타자들이 워낙 잘 치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시즌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리그 전반적으로 타자들의 타격 컨디션이 예년보다 훨씬 빠르게 궤도에 올랐다는 것이 김 감독의 시각이다. 타자들이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르니 투수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상상 이상이다. 김 감독은 "올해 초반부터 타자들의 기세가 너무 좋다 보니 투수들이 더 예리하게, 더 완벽하게 던지려고 신경을 쓴다"며 "스트라이크 존에 꽉 차게 넣으려다 보니 공 한두 개씩 빠지는 경우가 많아지고, 결국 볼넷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9일 고양히어로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고양과 한화의 퓨쳐스리그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경기 선발 등판 예정이던 안우진이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불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는 안우진의 모습. 고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9일 고양히어로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고양과 한화의 퓨쳐스리그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날 경기 선발 등판 예정이던 안우진이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불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는 안우진의 모습. 고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특히 김 감독이 가장 아쉬워한 대목은 구위가 뛰어난 투수들마저 이 '심리적 열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김 감독은 "이게 우리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들조차 자기 공을 믿지 못하고 피해 가려는 모습이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압도적인 구위를 가지고도 타자의 화력에 지레겁을 먹고 코너워크에만 집착하다 보니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리게 된다." 타자들이 현재 10경기 정도 치르는 동안 워낙 강한 모습들을 보주고 있다. 투수들이 정면 승부를 하기보다 스스로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결국 볼넷이라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현재의 볼넷 인플레이션은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마운드 위에서의 '기 싸움'에서 밀린 결과라는 것이 김 감독의 결론이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는 상황일수록 투수들이 자신의 공을 믿고 공격적으로 승부해야 하지만, 거꾸로 '안 맞으려다' 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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