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삼성 라이온즈 이승민이 급박한 상황을 막지 못했다면 흐름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다.
잘던지던 잭 오러클린이 갑자기 헤드샷으로 퇴장을 당했던 당황스런 4회초. 잘던지고 있었고 투구수도 이제 40개를 넘어가는 선발 투수가 있는데 불펜에 몸을 푸는 투수가 있을리가 없었다.
헤드샷이 나오자 마자 삼성에선 몸이 빨리 풀리는 투수인 이승민을 찾았고 빠르게 몸을 푼 이승민이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섰다.
다급하게 올라가서인지 첫 상대 천성호에게 연거푸 볼 2개를 던진 뒤 스트라이크를 위해 던진 3구째 138㎞의 가운데 직구를 맞아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홍창기에겐 직구 2개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볼 하나를 뿌렸고 4구째 140㎞의 낮은 직구를 던졌는데 홍창기가 친 땅볼 타구가 이승민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다. 이승민은 침착하게 유격수가 2루로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던졌고 병살로 연결.
4회말 디아즈의 2타점 안타와 전병우의 스리런포로 5-0의 리드를 잡아 이승민에게 승리 투수 요건이 주어졌다.
그리고 다시 오른 5회초에 또 위기가 닥쳤다. 박동원에게 2루타,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3루가 된 것. 문성주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오스틴 타석에서 배찬승에게 마운드를 넘겨줬다. 배찬승이 오스틴을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 무실점으로 이날 등판을 마무리. 1⅓이닝 3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0.96으로 낮춰 0점대가 됐다.
이승민은 4회 당시를 묻자 "몸에 맞은 줄 몰랐는데 어수선했고 빨리 몸을 풀라고 해서 다급하게 팔을 풀었다. 정신없이 올라간 것 같다"고 했다. 홍창기를 병살타로 잡은 것이 신의 한수였다. 이승민은 "솔직히 운이 좋았다. 타구가 살짝 보이길래 잡았는데 운이 좋게 글러브 안으로 들어가서 병살 처리할 수 있었다"라며 "시간이 있으니 2루에 정확하게만 던지자고 했다"라며 잠깐의 시간 동안 차분하게 기다린 여유를 말했다.
위기에서 막아준 후배 배찬승에게 고마움을 말했다. 이승민은 "마운드를 내려가는데 (배)찬승이가 올라오길래 잘 막아줄 거라고 믿었다"며 "찬승이 덕분에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팀이 이기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어서 좋다. 내 주자를 찬승이가, 찬승이 주자를 승현이 형이 막아주고, 우리 불펜이 서로서로 큰 힘이 되고 있다. 좋은 분위기 잘 이어나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