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아시안게임도 아시안게임인데, 지금 당장은 KIA 타이거즈 선수로 경기를 뛰기에 항상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다."
올해 KIA 히트상품 박재현은 6월 들어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13경기에서 타율 8푼9리(45타수 4안타), 1타점에 그치고 있다. 5월까지 50경기에서 도루 12개를 기록했던 빠른 발도 지금은 멈췄다. 일단 나가서 뛸 기회 자체가 줄었고, 도루 실패만 1차례 기록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박재현의 타격 페이스가 분명 한 번은 꺾일 것이라 예상했다. 이제 프로 2년차. 풀타임 시즌은 올해가 처음이고, 많이 뛰는 선수라 체력 저하로 흔들릴 때가 온다고 봤는데 생각보다 일찍 또 길게 슬럼프가 찾아왔다.
5월까지만 해도 선배 김도영을 뛰어넘을 기세였다. 박재현은 50경기에서 타율 3할9리(178타수 55안타), 8홈런, 12도루, 29타점, OPS 0.839를 기록했다. 2024년 김도영이 MVP 시즌에 달성한 역대 최연소 2위 20홈런-20도루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였다. 김도영은 달성 당시 나이 20세8개월21일이었다. 2006년 12월생인 박재현은 올 시즌 안 에만 달성하면 만 19세에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역대 최연소 1위는 1994년 LG 트윈스 김재현으로 당시 나이 18세11개월5일이다.
덕분에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도 들 수 있었는데, 발표 시점에 페이스가 뚝 떨어지는 바람에 마음껏 웃지 못했다.
박재현은 "아시안게임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금 감이 별로 안 좋으니까.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할지, 어떻게 다시 치고 올라갈지 그 고민을 했다. 솔직히 아시안게임도 아시안게임이지만, 지금 당장은 KIA 선수로 경기를 뛰는 상황이기에 반등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돌파구는 아직이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이다. 단기 대체 외국인 타자 아데를린 로드리게스가 연장 계약을 거부하고 떠나면서 KIA의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기도 했지만, KIA 타선이 가장 뜨거울 때는 1번타자 박재현의 존재감이 대단했다. 박재현의 침묵과 함께 KIA의 화력도 완전히 식었다.
박재현은 "지금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한번씩 번트도 대고, 공도 조금 많이 보려고 하는데 공을 많이 보는 것은 아직 어려운 것 같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코스에 공이 왔을 때 그냥 과감하게 돌리려고 하고 있다. 과감성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서"라고 털어놨다.
김도영은 박재현에게 적당히 장난을 치며 너무 후배가 가라앉지 않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박재현은 "(김도영은) 못 치면 옆에 와서 막 놀린다. 기술적인 것보다는 옆에서 그냥 멘탈적으로 도와주는 것 같다. 안 좋을 때 내가 표정이 많이 안 좋으면 일부러 와서 놀리고, 타격이 좋아서 너무 신나 있을 때는 '조용히 좀 해라' 이렇게 중간을 잘 지켜준다. 내가 중간 텐션을 유지할 수 있게 많이 도와준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박재현은 아시안게임뿐만 아니라 나눔올스타 베스트12 팬투표 나눔 올스타 외야수 부문 2차 중간 집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생애 최고의 시즌, 그래서 더 빨리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싶다.
박재현은 "솔직히 작년 생각하면 지금은 진짜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냥 꿈만 꾸던 것들인데 지금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감독님께서 계속 경기를 내보내 주시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항상 감독님께 감사하다. 2년차에 (대표팀에) 뽑힐 줄은 상상도 못하고 있었는데,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뛰니까. 그만큼 책임감도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