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역시 '라팍의 심장'이자 명불허전 캡틴이었다. 앞선 세 타석의 침묵은 9회말 단 한 번의 극적인 드라마를 위한 완벽한 복선에 불과했다. 통산 14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구자욱이 경기 종료의 벨을 울리는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라팍'을 완벽하게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터진 구자욱의 극적인 결승 끝내기 3루타에 힘입어 1대0으로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삼성은 최근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4연승 질주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는 역대급 명품 선발 투수전이 펼쳐졌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은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무서운 집중력으로 실점을 억제하며 전광판에 '0'의 행진을 나란히 새겨나갔다.
삼성 선발 최원태는 6이닝 동안 5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평균자책점을 4.83에서 4.39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키움의 영건 선발 박준현의 반격도 대단했다. 최고 구속 158㎞의 불포탄 강속구를 앞세운 박준현은 7이닝 동안 단 85개의 공만 던지며 4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프로 데뷔 이후 두 번째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한 박준현은 평균자책점을 2.90까지 낮추며 무서운 괴물 유망주의 탄탄한 성장을 입증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와 뒤이어 등판한 불펜진의 견고한 이어던지기 속에 경기 후반부인 9회초까지 0-0의 팽팽한 살얼음판 균형이 이어졌다. 연장전의 기운이 감돌던 9회말, 삼성의 집중력이 마침내 키움의 단단한 방패를 뚫어냈다.
균형을 무너뜨린 시작점은 삼성의 대주자이자 호타준족 김성윤이었다. 9회말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김성윤은 키움의 세 번째 투수 박지성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김성윤은 볼카운트 싸움 끝에 5구째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루 끝내기 찬스를 주도했다.
무사 1루 상황, 운명처럼 타석에는 삼성의 '해결사' 구자욱이 들어섰다. 사실 이날 구자욱의 앞선 타석 결과는 캡틴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아쉬움 가득했다. 키움 선발 박준현의 구위에 막히며 삼진 2개와 뜬공 하나로 물러나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 구자욱의 '스타성'과 클래스가 폭발했다. 박지성의 초구와 2구를 지켜본 구자욱은 3구째 승부구에 주저 없이 배트를 돌렸다. 박지성이 던진 시속 123㎞짜리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높은 코스로 다소 허무하게 밀고 들어온 실투가 된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케 할 정도로 매섭게 돌아간 구자욱의 타구는 순식간에 라팍의 우중간을 완벽하게 가르는 대형 타구로 연결됐다. 1루 주자 김성윤이 2루와 3루를 돌아 홈을 밟기에 충분한 끝내기 3루타였다. 3루에 도달한 구자욱이 포효함과 동시에 경기는 그대로 삼성의 1대0 승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