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생 반응을 본 형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했다.
1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1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뒤 예상치 못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LG 선발 장현식은 1회 선두타자 윤도현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호령을 병살 처리한 뒤 김도영을 내야 뜬공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김도영의 타구가 높게 떠오르자 1루수 천성호가 가장 먼저 콜플레이를 외치며 낙구 지점으로 향했다. 천성호는 안정적으로 공을 잡아내며 1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완성했다.
문제는 포구 이후였다. 속도를 줄이지 못한 천성호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3루수 문보경과 동선이 겹쳤다. 문보경의 허벅지가 천성호의 무릎과 부딪히며 충돌이 발생했다.
충격 직후 문보경은 허벅지를 부여잡으며 통증을 호소했다. 표정도 금세 일그러졌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충격이 컸던 모습이었다.
동료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다가간 천성호는 미안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아파하는 문보경의 모습에 걱정하면서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웃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동생의 엄살 섞인 반응에 형은 결국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잠시 후 문보경도 털고 일어났고, 해프닝은 웃음 속에 마무리됐다. 그리고 문보경은 4회 선두타자로 나서 KIA 선발 올러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충돌 순간에는 아찔했지만, 천성호의 미안함과 문보경의 엄살(?)이 만들어낸 훈훈한 장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