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실상 토종 1선발,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단도 유력했다. 그런데 갑자기 선수 본인이 이를 포기했다.
KIA 타이거즈 황동하(24)가 그 주인공이다.
KIA는 앞서 국군체육부대(상무) 1차 테스트에 정해영 황재승 윤도현 윤영철 등 총 9명이 합격했다.
하지만 16일 문경에서 열린 2차 체력 테스트에 도전한 사람은 8명 뿐이었다. 황동하의 이름은 없었다.
KIA 구단은 "상무 지원 선수 중 1군 엔트리에 있는 선수는 정해영 한재승 2명이다. 나머지 6명은 윤도현 박헌 정해원 윤영철 이성원 김정엽"이라며 "1차에 합격했던 황동하는 구단과의 면담을 통해 군 입대를 미루고 1년 더 뛰기로 했다. 상무 지원은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황동하의 속내는 뭘까.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참여할 대표팀 명단은 이미 확정됐다. 진작부터 KIA는 김도영을 비롯해 박재현-성영탁 3명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향후 부상자 등 명단 교체가 일어난다고 해도, 황동하가 그 대상자가 되는 행운을 누린다는 건 너무 우연에 기대는 부분이 크다.
다만 황동하로선 지금이 KIA 구단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한 적기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인상고 출신 황동하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7라운드(전체 65번)의 하위 라운더 출신이지만, 2년차 시즌인 2023년부터 가능성을 인정받아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지난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했음에도 부지런한 재활을 거쳐 다시 컨디션을 끌어올린 노력 또한 호평받았다.
올시즌도 불펜에서 시작했지만, 시즌 초 이후 다시 선발 한자리를 꿰찼다. 올시즌 15경기(선발 8) 55이닝을 소화하며 6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09로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도 부상 없이 뛸 수 있도록 최대한 휴식을 주면서도 든든한 마음을 수차례 밝혔다.
김태형과의 선발 경쟁에선 한발 앞섰고, 이의리는 거듭된 부진 끝에 일본 유학을 떠나 1군에서 빠져있는 상황. 비슷한 위치의 선발후보군 중 현재 황동하는 단연 앞서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황동하로선 팀에 기여하기엔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볼 수 있다.
야구계에는 투수의 경우 결국 어깨가 소모품인 입장에서 실전에서 던져야하는 상무보다는 군복무가 차라리 더 낫다는 이야기도 있다. 타자에 비해 실전 감각보다는 선수 스스로의 컨디션 관리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고, 대부분 고교 혹사를 경험하고 프로에 입문하는 사정상 이 기회에 어깨를 푹 쉬게 해주는 기간도 필요하다는 논리다.
황동하는 역시 이번 상무에 지원한 필승조 정해영보다 한살 어리다. 가능하다면 내년에 다시 도전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팀내 입지를 보다 확실하게 다진 뒤 군복무를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