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긴장해야 할까. 태극마크를 단 이후 성영탁과 박재현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 11일 발표한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에 KIA 선수는 김도영 박재현 성영탁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10개 구단 가운데 차출된 선수 전원 군 미필인 팀은 KIA가 유일했다. 한국이 대회 5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어 간다면, KIA는 특급 유망주 3명을 군 공백 없이 쭉 기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대표팀 발탁 이후 박재현과 성영탁의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박재현은 5월 말부터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지더니 6월 17경기 타율 1할7푼2리(64타수 11안타), 4타점에 그치고 있다.
박재현은 아시안게임 명단 발표 직전 타격 페이스가 너무 떨어져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할까 봐 마음 졸인 시간도 있었다.
박재현은 "아시안게임에 대한 걱정보다는 지금 감이 별로 안 좋으니까.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할지, 어떻게 다시 치고 올라갈지 그 고민을 했다. 솔직히 아시안게임도 아시안게임이지만, 지금 당장은 KIA 선수로 경기를 뛰는 상황이기에 반등을 첫 번째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박재현은 다행스럽게도 최근 다시 타격 사이클이 올라오는 모양새다. 지난 17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안타 하나를 쳐 5경기 연속 무안타 흐름을 끊더니 최근 4경기에서 19타수 7안타를 몰아쳤다.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3타점 적시 3루타를 기록, 지난 2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18일 만에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의 최근 가장 큰 근심이었던 박재현이 살아나니 이번에는 마무리투수 성영탁이 이상 신호를 보내고 있다. 12세이브로 리그 4위에 오르며 꾸준히 세이브를 수확한 성영탁이지만, 사실 6월 이후로는 구위가 떨어진 상태로 꾸역꾸역 막는 느낌이 훨씬 강했다.
버티고 버티던 성영탁은 20일 수원 KT전에서 결국 무너졌다. 0이닝 4안타(1홈런) 2볼넷 5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투구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 성영탁의 구위는 KT 타선을 전혀 이겨낼 수 없었다. 9회말 선두타자 샘 힐리어드에게 초구 투심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던져 우월 솔로포를 허용한 게 시작이었다. 9-5. 다음 타자 김민혁과는 12구 승부 끝에 우월 2루타, 류현인과는 10구 싸움 끝에 볼넷을 내줬다. 성영탁의 공이 계속 커트될 정도로 힘이 떨어져 있다는 뜻이었다.
무사 1, 2루 위기. 성영탁이 오윤석에게 좌익수 왼쪽 안타를 허용해 만루가 됐다. 이어 대타 안치영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권동진에게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9-8까지 좁혀졌다. KIA는 급히 김범수로 투수를 교체했지만, 9대10으로 끝내기 패했다.
5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성영탁은 팀의 참혹한 역전패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까지는 최종 엔트리에 들었어도 안심할 수는 없다. 부상뿐만 아니라 대회 전에 너무 부진하다고 판단하면 교체할 수도 있기 때문.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KIA 좌완 투수 이의리를 교체한 게 최근 대표적 사례다.
박재현과 성영탁은 이제 프로 2~3년차인 어린 선수들이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최고의 시즌을 향해 가는 가운데 당연히 겪어야 할 성장통을 겪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위기를 슬기롭게 잘 극복할지 KIA도 대표팀도 주시하고 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