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주전 선수들이 얼마간 부진해도 기회를 계속해서 줘야 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일반 직장에 빗대어 일선의 조직원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2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홍)창기 (박)동원이 (문)성주가 빨리 살아나야 트윈스다운 야구를 할 수 있는데"라며 입맛을 다셨다.
LG는 10개 구단 가장 까다로운 타선을 구축했다고 정평이 났다. 정교한 타자, 선구안이 좋은 타자, 홈런을 치는 타자, 끈질긴 타자 등 다양하게 분포해 투수에게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주는 라인업이다.
하지만 올해는 출루왕 홍창기와 거포 포수 박동원 그리고 맞히는 능력이 대단한 문성주와 신민재까지 페이스가 늦다. LG는 오스틴이 굳건하게 활약하는 가운데 송찬의 문정빈 등이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내며 그나마 버티는 중이다.
염 감독은 부진한 선수들을 단칼에 빼지 않았다. 그들이 실전에서 감각을 찾도록 최대한 배려하며 경기에 내보냈다.
밖에서 보는 일부 팬들은 답답하다. 성적이 안 좋은데 왜 자꾸 쓰느냐고 원성이 높다. 홍창기는 64경기 타율 2할4푼2리, 출루율 3할8푼이다.
염 감독은 "컨디션 나쁘면 빼고 유망주 기용하라고 말씀하실 수 있다. 그런데 조직이라고 하면 버팀목이 돼 줘야 한다. 회사에서도 내가 팀장으로 몇 년 동안 성과를 냈는데 당장 몇 개월 못했다고 내치면 그 조직이 어떤 신뢰를 얻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염 감독은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해줘야 한다고 믿었다.
염 감독은 "팀에 누가 오래 있겠는가. 선수가 가장 오래 있는다. 우리 팀은 팬들한테도 중요하지만 선수들한테도 중요하다. LG는 정말 이런 게 갖춰진 팀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LG에 오고 싶어 하는 거고 LG를 떠나기 싫어하는 거다. 팀에 대한 충성심이 생겨야 한다. 이게 명문 구단으로 가는 첫 번째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올해 홍창기와 박동원에 대해 반복해서 고마움을 표현했다. 두 선수는 FA 시즌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그럼에도 팀을 늘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야구가 안 돼도 표정 하나 찡그리지 않고 후배들을 응원한다고 염 감독은 고마워했다.
염 감독은 "좀 못해도 기다려주고 왜 못하는지 분석하고 도와주고 다시 시간을 주고 기회를 주는 조직이 돼야 한다. 그게 있어야 희생도 한다. 신뢰가 없이는 희생도 없다. 우리는 이제 4년째에 접어들면서 거의 갖춰졌다고 생각한다. 조직원 한 명 한 명 마음이 모아져야 조직이 잘 된다"고 단언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