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KIA 타이거즈 우완 김도현은 지난해 전반기까지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16경기에서 4승3패, 90⅔이닝,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과거 윤석민 이후 정말 오랜만에 KIA에 나타난 국내 우완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고, 김도현 본인도 타이거즈 대표 우완 에이스를 꿈꿨다.
그러나 지난해 후반기부터 조짐이 좋지 않았다. 8경기에서 4패만 떠안으며 34⅔이닝, 평균자책점 9.09로 무너졌다. 단순 슬럼프가 아니었다. 처음에는 오른쪽 팔꿈치 염증 진단을 받아 일찍 시즌을 접기로 했는데, 다시 정밀 검진을 받아보니 팔꿈치 미세 피로골절이었다.
피로골절 진단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김도현과 KIA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스프링캠프 합류까지는 어려워도 올 시즌 안에는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김도현이 재활만 잘 마치면 선발로도 복귀할 수 있으리라 바라봤다.
하지만 좀처럼 김도현의 복귀 임박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이 감독은 지난 14일 김도현의 몸 상태와 관련해 "재활을 하다가 멈춘 것으로 안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고, 큰 보고는 없는 상태다. 차분히 준비한다고만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까지는 (김)도현이를 생각하지 않고 있다. 당분간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만 밝혔다.
ITP(단계별 투구프로그램)까지 갔다가 중단했다는 것은 매우 안 좋은 신호였다. 결국 우려대로 김도현은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다.
KIA는 지난 19일 '김도현이 오른쪽 팔꿈치 미세골절 유합 수술을 받는다. 아울러 내측측부인대 재건술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KIA는 "최근 ITP 진행 과정에서 부상 부위에 불편감을 다시 느꼈다. 이에 복수의 의료 기관에서 정밀 재검진을 실시했고, 의료 기관의 소견을 바탕으로 구단과 면담을 진행한 끝에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도현은 오는 30일 일본 도쿄 소재의 도쿄스포츠정형외과(TSOC)에서 우측 팔꿈치 미세골절 유합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아울러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측측부인대 재건술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두 가지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김도현은 2019년 2차 4라운드 3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2년 4월 KIA로 트레이드되면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김도현은 트레이드 직후 육군 현역으로 먼저 군 문제를 해결했고, 이때 체격을 키우면서 시속 150㎞ 이상까지 구속을 끌어올려 눈길을 끌었다. 2024년 KIA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고, 지난해 5선발 경쟁에서 이기면서 승승장구하는 듯했다.
KIA는 김도현에게 올해 연봉 1억3000만원을 안겼다. 지난해 연봉 9000만원에서 4000만원 인상된 금액. KIA 연봉 재계약 대상 투수 가운데 공동 3위 대우였다.
KIA도 김도현도 올해 기대가 큰 시즌이었지만, 큰 부상 암초를 만났다. 팔꿈치 수술이면 마운드 복귀까지 최소 1년은 잡아야 한다. 내년 시즌 전반기까지도 복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거의 2년 가까이 공백이 길어지는 상황. 김도현은 긴 공백기를 극복하고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다시 써 내려갈 수 있을까. 지난해 전반기의 페이스만 되찾아도 KIA는 다시 한번 새로운 우완 에이스의 등장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