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27년 KBO 신인 드래프트 시장을 흔들 초대형 변수가 발생했다.
고교 2학년 시절부터 일찌감치 차기 드래프트 '빅3'로 꼽혔던 서울고등학교의 투타 겸업 유망주 김지우가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의 구애를 뿌리치고 KBO리그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김지우는 22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밤낮으로 깊이 고민하고 가족 및 서울고 김동수 감독님, 주변 분들과 상의한 끝에 이번 MLB 구단의 제안을 정중히 사양하고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실제 계약 임박 단계까지 갈 만큼 가슴 벅찬 제안을 받았지만, 가장 원하는 것은 한국의 뜨거운 야구장에서 팬들의 함성 속에 방망이를 힘껏 돌리는 것이었다"며 "KBO 무대에서 먼저 실력을 증명하고 팬들에게 인정받은 후 훗날 더 단단한 모습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하겠다"고 드래프트 참가 이유를 분명하게 밝혔다.
김지우의 이번 드래프트 신청 결심으로 반가운 구단은 전체 2,3순위 지명권을 쥐고 있는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다.
당초 이번 드래프트는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대형 유망주들이 포진해 역대급 '풍년'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빅3' 중 한 명이었던 덕수고 엄준상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입단을 확정 지으며 미국행을 택하자 드래프트 상위 순번 구단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서울고 김지우마저 메이저리그 복수 구단으로부터 구체적인 계약서와 함께 야수로서의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미국행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돌자, 전체 2순위 두산과 3순위 KIA 타이거즈의 스카우트 팀에 비상이 걸렸다. 자칫하면 '빅3' 중 하현승(선린인터넷고) 1명만 국내에 남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 드래프트 참가를 선언한 하현승은 1순위 지명권을 쥔 키움 히어로즈의 픽이 될 공산이 큰 상황.
만약 김지우까지 미국으로 떠났다면 두산은 2순위 지명권을 쥐고도 '빅3' 선택권 조차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3순위 KIA 역시 두산이 좌완 투수 보강을 위해 다른 선택을 할 경우 김지우를 지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팀 중 하나다.
김지우는 현재 서울고에서 내야수와 투수로 활약하며 고교 야구 무대를 평정하고 있는 특급 유망주. 특히 본인이 "어릴 때부터 주로 훈련했던 야수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흥미가 있다"고 밝힌 만큼, 프로 무대에서는 '대형 거포 내야수'로서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진다. 지난 8일 열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도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야수로서의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다.
김지우의 드래프트 합류로 상위 라운드 구단들의 눈치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지우의 KBO 잔류 선언은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가진 팀들 연쇄적으로 한단계라도 더 높은 수준의 선수를 선발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 셈이다.
메이저리그라는 화려한 무대 도전 대신 한국 팬들의 함성을 먼저 선택한 김지우. 그의 고심 끝 결정이 다가올 신인 드래프트 전체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야구계의 시선이 두산과 KIA의 선택을 향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