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6연패와 최하위 추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에 또 하나의 마운드 악재가 더해졌다.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키움 구단은 22일 로젠버그의 정밀검진 결과와 향후 조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검진 결과 좌측 허벅지 대퇴직근 원위부 부분 손상 소견을 받았으며, 지난해 그를 괴롭혔던 좌측 대퇴골두 골극으로 인한 대퇴비구 충돌 증후군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관절 부상 재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으나, 당장 마운드에 설 수 없어 22일자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근육이 회복되는 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여지는 남겼지만, 벼랑 끝에 몰린 키움 벤치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키움이 외국인 선수들만 제대로 뽑았어도 이 정도로 처참한 성적을 거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외로운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제외하면, 키움의 외국인 라인업은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키움의 외국인 선수 중 제 몫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는 이는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유일하다. 알칸타라는 리그 최정상급 에이스의 위엄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해 92이닝을 소화하며 7승 5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 중이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10에 불과하며, 81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볼넷은 단 13개만 내줬다. 선발 투수의 최고 덕목인 퀄리티스타트(QS)는 무려 10회나 달성했다.
하지만 다른 외국인 자원들의 지원 사격이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는 팀의 추락을 혼자 막아내기 역부족이다.
2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회말 연습 투구를 하던 중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던 로젠버그는 결국 허벅지 근육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경기 초반부터 구속이 130㎞ 대에 머무는 등 심각한 구위 저하를 노출하며 벤치에 큰 충격을 안겼던 로젠버그는, 제대로 된 활약도 보여주지 못한 채 병원 신세를 지게 되며 사실상 '먹튀'에 가까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네이선 와일스의 부상으로 인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키움에 합류한 로젠버그는 첫번째 계약에선 비자 문제로 계약기간의 반을 날렸고 두번째 계약에선 부상으로 또 다른 반을 날려버릴 예정이다.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와일스의 상황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로젠버그의 이탈로 와일스의 조기 복귀 시계가 빨라질 수는 있으나, 부상에서 돌아온 와일스가 마운드에서 제대로 던져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다. 부상에 앞서 등판한 4경기에서 와일스는 3패, 평균자책점 4.13을 기록했다. 실패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선발진뿐만 아니라 불펜과 타선에 배치된 외국인 자원들의 무게감도 떨어지기는 매한가지다.
아시아쿼터 투수 가나쿠보 유토는 35경기에 나서 4승 4패 1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8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16으로 호투하며 그나마 불펜에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팀의 패배 의식을 지워낼 만큼 뒷문을 압도적으로 틀어막는 파괴력까지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외국인 타자 케스턴 히우라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히우라는 올 시즌 20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4홈런, 17타점을 기록 중이다. 단 90개의 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31개의 삼진을 당하며 심각한 결정력 부족과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기대했던 홈런도 20경기에서 단 4개 뿐이다. 올시즌 키움이 치른 73경기중 2점차 이하의 경기가 35번이나 있는 것을 보면 외국인 타자의 홈런이 없다는 것도 현재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외국인 선수들만 제 몫을 했어도 키움의 성적이 이렇게 곤두박질 쳤을까 하는 목소리가 나올만 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