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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KBO 불멸의 기록 도전자, '구속혁명의 시대'에 던진 묵직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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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 한화전에서 54일 만의 시즌 2번째 홀드를 기록한 삼성 김태훈.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1일 대전 한화전에서 54일 만의 시즌 2번째 홀드를 기록한 삼성 김태훈.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구속 혁명'의 시대, 140㎞대 투심으로 땅볼을 유도하는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투수 김태훈(34)이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시속 150km을 훌쩍 넘는 강속구가 흔해진 바야흐로 '구속 혁명의 시대'.

강속구는 투수의 절대 무기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제구력과 수싸움이다. 155km의 미사일 같은 공도 제구가 안되고, 타이밍 싸움을 지배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김태훈이 투수의 기본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김태훈은 지난 2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팀의 3대1 승리를 지켜내는 결정적인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2대1, 1점 차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6회말 무사 1,2루 위기 상황.

절체절명 순간, 선발 양창섭을 구원한 김태훈은 흔들리지 않았다.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연속 땅볼 2개를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지워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이 역투로 김태훈은 후배 양창섭의 시즌 5승을 지켜냄과 동시에 홀드를 수확했다.

지난 4월28일 두산전 이후 54일 만의 시즌 2호 홀드. KBO 역사상 그 누구도 밟지 못한 '7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라는 불멸의 기록을 향한 위대한 재출발을 알린 순간이었다.

올 시즌 김태훈의 시즌 초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부상자 명단에 세 차례나 이름을 올릴 정도로 크고 작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마운드 위보다 퓨처스팀과 재활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함도 커졌다.

하지만 김태훈은 낙담 대신 쉬는 동안 야구를 더 깊게 들여다봤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물을 한화전 위기 탈출로 내놓았다.

김태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2군(퓨처스)에 가 있으면서 투심을 더 좋게 만들려고 팔의 각도를 조금 내리고 회전율을 더 높였다. 팔이 올라오면 밸런스가 안 좋았는데, 이번에 팔을 내리고 던지니 힘들지 않고 밸런스가 좋았다. 투심 연습을 많이 하고 올라온 덕분에 땅볼 유도 확률이 높아졌고, 실전에서도 생각대로 땅볼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돌아온 KBO 불멸의 기록 도전자, '구속혁명의 시대'에 던진 묵직한 한마디

이와 함께 구속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덤덤하게 털어놓았다. 최근 투수 동기 부여의 전말이 되어버린 '구속 맹신주의'에 대한 소신 발언이었다.

그는 "쉬면서 야구를 정말 많이 봤다. 요즘 보면 155,156㎞가 나오든 다 맞아 나가지 않나. 그걸 보면서 '저게 무조건 정답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했다.

김태훈은 후배 유망주들이 가진 뛰어난 자질을 인정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후배들이 저보다 훨씬 잘 던지고 공도 빠른 선수들이다. 하지만 요즘 야구가 너무 빠른 공에만 치우치지 않나 싶다"며, "힘으로만 윽박지르기보다 투수로서 마운드 위에서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하는데, 자꾸 그 이상을 보여주려고 하니까 오히려 과부하가 걸리거나 흔들리는 면이 나오는 것 같다"고 짚었다.

"나는 그런 빠른 공을 못 던지는 투수"라고 몸을 낮춘 그는 SSG 노경은(42)과 LG 김진성(41) 같은 대선배들을 언급했다.

"그 선배님들이 150㎞ 이상 펑펑 던지시는 건 아니지만, 어떻게든 마운드 위에서 살아 남으시지 않나. 나 역시 그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고,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도 그렇게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수에게 구속보다 중요한 것은 타자를 요리하는 '제구력'과 '수 싸움', 그리고 '생존력'이라는 뜻이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배찬승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배찬승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삼성 이재희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1/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삼성의 경기. 삼성 이재희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11/

현재 삼성 라이온즈에는 배찬승, 이재희, 김무신, 육선엽 등 시속 150㎞를 상회하는 빠른 공을 가진 매력적인 젊은 투수들이 즐비하다.

팀 내 최고참급인 김태훈에게 후배들을 향한 조언을 구하자, 그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그냥 스트라이크 많이 던지라고 하기는 한다. 근데 나도 안 될 때가 많아서"라며 웃었다.

후배들이 먼저 물어올 때마다 김태훈은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알려준다. 그러면서도 "애들도 다 자기만의 야구 스타일이 있고, 무엇보다 저보다 다 공이 빠르고 잘 던지는 선수들"이라며 후배들의 기를 살려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팔각도 조절과 회전수에 집중해 다시 땅볼 유도형 투수로 돌아온 베테랑.

볼 끝의 무브먼트와 정교한 제구로 KBO 최초 7년 연속 10홀드란 위대한 도전에 나선 김태훈이 삼성의 현재이자, 미래를 이끌 젊은 투수들에게, 그리고 구속 혁명에 매몰된 야구계에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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