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잠재력을 터뜨리며 LG 트윈스의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 '미완의 대기' 송찬의(27).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의 주말 3연전에서 11타수6안타(0.545)2홈런으로 싹쓸이 승리에 큰 기여를 한 그는 23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외야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LG 트윈스는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첫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송찬의(지명타자)-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구본혁(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은 시즌 두번째 선발 등판에 나서는 장현식이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송찬의에 대해 "이제 주전으로 올라서며 성공 체험을 충분히 쌓았다. 어려운 투수의 공은 몰라도, 칠 만한 투수의 공은 받아쳐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레벨에 도달했다"며 타격에서의 성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수비 부담을 덜어준 것은 아직 '풀타임 주전'으로서의 풀타임 체력이 완벽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염 감독은 "찬의는 앞으로도 계속 (외야로) 기용할 것이다. 다만, 아직 주전으로서 144경기를 버틸 체력이 안 된다. 지금도 3경기 연속으로 수비를 나가면 체력이 딱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시즌은 송찬의가 진정한 주전으로 거듭나기 위해 체력을 적응시키고 관리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라인업 조정임을 강조했다.
오늘날 송찬의가 LG 타선의 핵심 카드로 자리 잡기까지는 현장과 프런트의 인내심이 절대적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모두가 고개를 가로저을 때도 차명석 단장과 함께 송찬의라는 재목을 끝까지 믿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작년에 송찬의를 두고 주변에서는 다 포기하셨을 거다. 하지만 차명석 단장님과 나는 선수를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선수 육성의 기준은 항상 '4년'이다. 내가 구상한 프로그램과 계획 안에서 4년 동안은 죽기 살기로 키워내야 한다"고 '육성론'을 밝혔다.
염 감독은 코칭스태프에게도 확고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코치들에게도 4년 동안은 선수를 평가하지 말라고 주문한다. 평가는 과정 없이 내리는 것이 아니다. 단계별 레벨을 거치며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워나가고 어떤 성과를 만드는지 과정을 돕는 것이 먼저다. 4년 동안 계획적으로 밀어붙인 뒤에 안 됐을 때 비로소 평가해야 한다. 노력하면 안 되는 선수는 없다"는 뚝심을 전했다.
결국 송찬의는 염경엽 감독이 공언했던 '4년 육성 사이클'의 마지막 길목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워냈다. 맹목적인 성적 압박 대신 체계적인 기회 제공과 냉정하면서도 따뜻한 신뢰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결실이었다.
3연승의 가파른 상승세 속에서도 당장의 눈앞의 승리만을 위해 선수를 갈아 넣지 않겠다는 염경엽 감독의 신념.
수비 라인업에서 한 발 물러나 지명타자로 나서는 송찬의의 육성 성공 과정은 단기적인 성과에 일희일비하는 현실 속 진정한 '선수 육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 성공사례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