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좌투수 나와도 왼쪽에서 치겠다는데."
한화 이글스는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을 앞두고 근심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주말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살아나는 듯 한 페라자가 왼 무릎을 부여잡았기 때문. 페라자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 홈런 2방 4타점에, 21일 삼성전도 멀티히트로 잘 나가고 있었는데 7회 교체됐다. 무릎 불편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페라자는 23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2번-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다만 핸디캡이 있었다. 페라자는 모두가 알다시피 스위치 히터. 좌투수가 나오면 오른쪽 타석에 들어간다. 그런데 왼 무릎이 아프니, 오른손 타격을 할 때 타구 방향 쪽으로 무게를 실을 수 없었다. 하필 이날 두산 선발이 좌완 타카다였다. 하지만 페라자는 열의를 불태웠다고. 김경문 감독은 "왼손 투수여도, 왼쪽 타석에서 친다고 한다"며 페라자의 도전 의지를 받아줬다.
실제 페라자는 무릎이 불편한지 이동간 절뚝이는 모습. 그리고 좌투수 상대 좌타 타격도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타카다 상대 내야 플라이, 볼넷, 외야 플라이에 그쳤다.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하는 모습. 페라자는 경기 후 "사실 좌투수 상대 좌타석에 들어간다고 하니 매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걱정이 됐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 어색하기는 했지만, 대단히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페라자의 투혼을 하늘이 알아줬을까. 하늘이 페라자를 두 번 살렸다.
먼저 팀이 1-2로 밀리던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두산 김택연을 만났다. 김택연은 154km 직구를 자신있게 뿌렸는데, 우투수 공은 훨씬 쉽다는 듯 페라자가 완벽한 타이밍에 잡아당겼다. 넘어가는 건 확정. 문제는 폴대 안이냐, 밖이냐였다. 애매함을 날려버렸다. 폴대를 직격한 것. 폴대가 페라자를 한 번 살렸다. 이 홈런으로 한화는 기사회생했다.
두 번째는 9회말 마지막 공격. 두산 마무리 이영하의 구위가 엄청났다. 선두 이도윤이 삼진을 당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페라자도 이영하의 공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회전이 절묘하게 걸린 빗맞은 공이 3루쪽으로 갔고, 두산 3루수 안재석을 빗겨나가며 외야까지 데굴데굴 굴렀다. 행운의 2루타.
이 페라자의 2루타에 한화 분위기는 살아났고, 결국 노시환의 극적 결승 끝내기 안타까지 연결됐다.
대전=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