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리그 흥행을 위해서도 (김)도영이가 유격수를 맡으면 좋다. 하지만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필요할 것 같다."
KIA 타이거즈팬들이 오매불망 기다려온 '유격수 김도영'을 위한 전제 조건이 착착 갖춰지고 있다.
KIA 변우혁이 그 가능성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까. 변우혁은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회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7일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올라온지 2주만에 3개째 홈런이다. 시즌초 허벅지 부상으로 빠졌다가 뒤늦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1m85의 단단한 체형에서 뿜어져나오는 한방 장타력만큼은 일품이다.
특히 21일 수원 KT전에서 외국인 투수 로건을 상대로 홈런을 쳤고, 이날 경기에선 키움 박준현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낸 데 이어 조영건에게 홈런을 뽑아냈다.
한화 시절부터 거포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변우혁이지만, 어느덧 26세. 스텝업이 필요한 시기다.
2023년 KIA 이적 후 226-187-153타석에 출전하며 기대감도, 기회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김도영의 시즌아웃, 위즈덤의 부상이 겹친 와중에도 기대했던 장타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그 공백은 18홈런을 때린 오선우가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아픔을 딛고 마침내 꽃을 피울 분위기다. 올해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양새. 김도영을 둘러싼 팀내 사정도 변우혁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올해 들어 이범호 KIA 감독은 여러차례 김도영의 유격수 이동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겨울 박찬호가 두산 베어스로 FA 이적하면서 고민이 커진 지점이다.
물론 지금 당장, 혹은 올시즌 내에 '딸깍' 가능한 일은 아니다. KIA 관계자는 "김도영이 유격수 경험이 없는 선수는 아니지만, 3루수로 뛰어온 세월이 있는데 (유격수로 돌아가려면)시간이 필요할 거다. 시즌 중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올스타 브레이크, 혹은 '내년부터는 유격수를 본다'는 확정된 사실을 바탕으로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에 걸쳐 유격수에 맞게 몸만들기를 해야한다는 설명이다.
KIA 뿐만 아니라 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홈런왕 컨텐터이자 최고의 호타준족인 김도영의 포지션 이동은 그만큼 중대한 문제다. 앞서 부상으로 인한 시즌아웃을 경험했고, 여전히 폭발적인 스피드를 지닌 선수다. 특히 올해는 선수 인생에 중요한 이벤트인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할 시기다.
하지만 김도영의 컨디션 관리가 포지션을 옮기기 위한 조건의 전부는 아니다. 앞서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영이 유격수로 간다해도, 지금 유격수로 나서고 있는 선수들과의 포지션 맞바꾸기는 의미가 크지 않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김도영의 포지션 이동은 팀에게도, 선수 입장에서도 큰 모험이다. 상징성이나 흥행 외에 팀에게도 확실한 장점, 이유가 필요하다.
KIA에게 있어 가장 절실한 부분은 역시 확실한 장타력을 지닌 3루수다. KIA는 외국인 선수 역시 거포보다는 만능형에 가까운 선수들을 선호해왔다.
김도영이 3루를 맡은 지금까지는 '수비형 유격수'로 충분했지만, 김도영이 유격수를 맡는다면 3루수는 수비보다는 공격에 방점이 찍힌 선수가 필요하다. 적어도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토종 거포 3루수가 있다면, 김도영이 유격수로 이동하더라도 장타력 감소나 체력 부담에 대처할 수 있다. KIA는 변우혁과 윤도현 등에게 이 같은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