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위기가 닥쳐도 끝끝내 무너지지 않는다. 마지막을 책임질 세이브 투수로선 더이상 바랄것 없는 퍼포먼스다.
LG 트윈스 손주영이 '올해만 한정' 마무리임에도 완벽한 피칭으로 팀의 1위를 지켜내고 있다. 모든 세이브 기회를 지켜내면서 어느덧 세이브 2위에 올라 세이브왕까지 노린다.
손주영은 23일 잠실에서 열린 3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서 4-3, 1점차로 앞선 8회초 2사후에 올라와 1⅓이닝을 1안타 3볼넷 3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17세이브로 1위를 달리는 삼성 김재윤 바로 앞에서 시즌 16번째 세이브를 기록하며 1개차로 좁혔다.
아슬아슬한 세이브였다. 8회초 2사 1루에서 올라온 손주영은 전병우에게 볼넷을 내줘 1,2루에 몰렸지만 김영웅을 삼진으로 잡아내고 위기 탈출.
9회초에도 선두 대타 최형우에게 2루타, 류지혁에게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동점 위기에 몰린 손주영은 김지찬과 김성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사 만루까지 허용했다. 구자욱과 디아즈에게 안타를 맞는다면 동점을 넘어 역전까지 내줄 큰 위기였다.
하지만 손주영은 오히려 구자욱을 140㎞의 높은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더니 디아즈마저 127㎞의 커브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승리를 지켜냈다.
손주영과 세이브 상위권 마무리 투수들과 성적을 비교하면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손주영은 18경기에서 20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16개의 안타와 11개의 볼넷을 허용해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이 1.31이다. 김재윤(0.99)이나 15세이브의 KT 박영현(1.30), 롯데 최준용(1.31) KIA 성영탁(1.31)과 비슷하게 출루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들에 비해 특출난 능력은 득점권에서의 피칭이다. 득점권 피안타율이 겨우 8푼3리(24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김재윤은 2할5푼(24타수 6안타)이고 성영탁은 2할7푼(37타수 10안타)을 기록 중이고, 최준용이 2할1푼1리(38타수 8안타), 박영현이 1할7푼1리(35타수 6안타)로 좋은 편인데 이들보다 손주영이 워낙 뛰어난 방어력을 보여준다. 득점권에서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피OPS도 0.392에 그친다. 그만큼 집중력을 높여 상대 타자를 확실히 잡아낸다는 의미다.
손주영은 올해 실점이 단 2점 뿐. 다른 마무리 투수들과 비슷하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평균자책점이 0.87에 그치는 이유다.
손주영은 지난해까지 줄곧 선발 투수로만 던졌다. 선발 투수들의 마음을 잘 알고 그래서 더 점수를 주지 않고 승리를 지켜내고픈 마음이 더 크다. 이날은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장현식이 처음으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선발승 요건을 갖춘 날이었다. 손주영이 끝내 막아내면서 장현식이 NC 다이노스 시절이던 2017년 9월 27일 대구 삼성전(6이닝 1실점) 이후 무려 8년 9개월, 정확히 3191일 만에 선발승을 기록하는 감격을 누릴 수 있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