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전 주 4승 2패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순식간에 6연패의 수렁에 빠진 키움 히어로즈의 안타까운 현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구 원정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스윕을 당한 데 이어 고척 홈에서도 롯데 자이언츠에 무릎을 꿇으며 참담한 일주일을 보낸 것. 이에 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레전드' 이택근 해설위원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 '택근브이로그'를 통해 현재 키움이 마주한 총체적 난국의 원인을 날카롭게 해부했다.
현재 키움의 가장 큰 문제점은 투타의 극심한 불균형이다. 선발진 자체는 오히려 잘 버텨주고 있다. 에이스 안우진이 6이닝 1실점, 알칸타라가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특히 신인 박준현은 삼성을 상대로 7이닝 4피안타 무자책(85구)이라는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구원진에서도 필승조인 가나쿠보 유토가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이택근은 "문제는 투수들이 아무리 잘 막아도 점수를 내지 못하는 타선이다. 주간 타율 자체는 박찬혁, 케스턴 히우라, 김웅빈 등이 3할을 넘기며 괜찮은 듯 보였다. 그러나 찬스만 되면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진단했다.
키움의 지난주 득점권 타율은 고작 9푼 3리(43타수 4안타)에 불과했다. 히우라가 2안타, 박찬혁과 김건희가 각각 1안타를 쳤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득점권에서 단 한 차례도 해결하지 못했다. "주간 득점권 장타율(1할 1푼 6리), 득점권 OPS(0.347) 모두 리그 최하위(10위)로 곤두박질쳤다"고 말한 이택근은 "여섯 경기 동안 쌓인 잔루는 무려 63개에 달했다. 화요일 삼성전에서는 8안타를 치고도 잔루 10개를 남기며 1대4로 패했다. 시즌 초반 팀을 이끌던 서건창(19타수 4안타), 안치홍(16타수 3안타), 최주환(9타수 무안타) 등 베테랑 3인방의 힘이 급격히 떨어진 점도 치명타였다"고 지적했다.
이택근은 지독한 연패 속에서 팬들과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가장 큰 이유로 설종진 감독의 '일관성 없는 운영'을 꼽았다. 설 감독은 부임 당시 "포기하지 않는 야구, 많이 뛰고 상황에 맞는 작전 야구를 펼쳐 2년 내 4강에 가겠다"고 공언했으나, 현실은 팀의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택근은 "벤치의 일관성 없는 선택들이 연패의 화근이 됐다"며 "17일 삼성전에서는 필승조 유토를 아끼다 압박감이 심한 상황에 신인 박지성을 올렸고, 결국 구자욱에게 끝내기 2루타를 맞아 패했고 18일 삼성전에서는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하기 전, 점수를 짜내야 할 상황에서 번트 사인을 내지 않아 패했다"고 비판했다. 이택근은 "어떤 경기에서는 쓰리번트(2스트라이크 이후 번트) 사인까지 내며 이기려다가, 어떤 경기에서는 번트 대야 할 타이밍에 사인을 내지 않고 왔다 갔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택근은 "과거 은퇴 후 키움에서 코치를 하려다 바뀔 게 없다는 판단에 마음을 접었다"는 비화까지 털어놓으며 "제3자 입장에서 잘못된 부분과 개선해야 할 점을 계속해서 미디어 수면 위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