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마운드는 제 역할을 다했다. LG 강타선을 단 5안타로 틀어막았다.
하지만 방망이가 4안타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이길 방법이 없었다.
우승 목표로 달리는 삼성 라이온즈가 가상 한국시리즈 맞상대로 꼽히는 LG 트윈스에 영봉패의 수모를 겪었다.
삼성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삼성 선발 오러클린은 5⅓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역할을 했다. 이어 등판한 불펜진은 완벽했다. 백정현(⅔이닝), 이승현(1이닝), 배찬승(1이닝)이 이어 던지며 LG 타선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완벽 봉쇄했다. 투수진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역전 발판을 마련해 줬지만, 문제는 11개의 삼진을 당하며 무기력하게 돌아선 타선이었다.
LG투수진을 상대로 31타수4안타(0.129)로 꽁꽁 묶였다. 최고참 최형우가 유일하게 톨허스트를 상대로 두 타석 연속 볼넷과 마무리 리오스를 상대로 안타를 치며 3출루 경기를 펼쳤다. 2회에는 KBO 역대 최고령(42세6개월8일)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사력을 다했지만, "LG전은 아마 후배들이 해줄 것"이란 선배의 기대에 끝내 응답하지 않았다.
이날 삼성 타선은 LG 선발 톨허스트에 또 한번 농락 당했다.
톨허스트는 6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단 2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은 톨허스트가 물러난 이후에도 김진성, 김윤식, 리오스로 이어진 LG의 불펜진을 상대로도 단 1점도 뽑한 채 무기력 하게 경기를 내줬다.
심각한 점은 톨허스트와 삼성의 '천적 관계'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
톨허스트는 올해 삼성전에 세 차례 등판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시즌 삼성전 3경기 18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은 0.50이다. 삼성이 톨허스트를 상대로 18이닝 동안 단 6안타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올 시즌 톨허스트 선발 등판 경기에서만 벌써 두 번이나 영봉패를 당했다.
정규시즌에서의 1패보다 더 큰 문제는 특정 투수에게 쩔쩔매는 '천적 관계'가 고착화될 경우, 가을야구에서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과 LG는 선두권에서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강력한 라이벌. 전문가들은 두 팀이 포스트시즌, 나아가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는 확실한 '에이스 원투펀치'의 역할이 시리즈 전체의 향방을 가르기 마련.
만약 삼성이 LG와의 단기전 승부에서 '톨허스트' 벽을 넘지 못한다면 시리즈 구상 자체가 완전히 꼬이게 된다.
무엇보다 톨허스트는 삼성을 상대로 넘치는 자신감을 갖고 가을 마운드에 오르게 된다. 반면, 삼성 타자들은 긴장되는 가을 무대에서 톨허스트란 저승사자를 만나면 심리적으로 더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이날 톨허스트에게 무기력하게 당한 열패감이 뒤에 나온 LG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도 심리적인 악영향을 미쳤다. 자신 없는 어정쩡한 스윙으로 삼진을 11개나 당한 이유다.
현미경 전력분석을 총동원 하든, 기동력을 살리는 우회 공략법을 찾든, 하루 빨리 '천적' 관계 청산의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