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에 처음 왔던 2024년에는 홈런을 쳐야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무조건 출루해서 팀의 승리에 기여하겠다는 생각 뿐이다."
올시즌 전 페라자의 KBO리그 복귀 소식이 알려졌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와 의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페라자는 자신을 믿어준 한화 수뇌부의 판단을 증명하고 있다. 올시즌 타율 9위(3할1푼9리) 홈런 공동 5위(17개) 타점 9위(51개) OPS 2위(출루율+장타율, 1.006) 최다안타 공동 6위(90개) 득점 1위(66개) 등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문 최상위권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오스틴과 더불어 올해 최고의 외국인 타자다.
2번타자로 나서며 한화 타선 전체의 파괴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리드오프 고민이 적지 않은 한화에서 강백호(타점 1위)를 비롯해 페라자, 노시환(10위) 문현빈(13위)으로 이어지는 타선의 시너지 효과를 선두에서 이끄는 모양새다.
클러치 능력도 여전하다. 페라자는 28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8회말 최정의 동점 홈런으로 3-3이 된 뒤숭숭한 상황, 9회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3점포를 쏘아올리며 이날 승부를 결정지었다. 수비에서도 앞쪽으로 다이빙캐치 호수비를 선보여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페라자는 '2년전보다 한층 더 성장한 것 같다'는 말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많이 배웠다. 매니 마차도에게 이런저런 노하우를 물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게 한국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특히 수비는 난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더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해왔다. 그 1년반 동안의 노력은 나 자신이 잘 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수비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2년전보다 한국 문화, 한국 야구에 대해 훨씬 잘 알고 있다. 많은 지식이 생겼고, 그 생각을 야구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가장 달라진 점은 그때는 '홈런을 쳐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지금은 '무조건 출루해야한다.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내가 출루하면 뒤에서 문현빈이나 강백호가 있으니까, 타점은 그 친구들이 올려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야구가 더 잘 풀리고 있다."
페라자는 전반기 자신에게 몇점을 주겠냐는 질문에 "피지컬보다는 멘털적인 측면에서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겠다"고 외쳐 좌중의 환호를 받았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