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마치 야구에 눈을 뜬 사람처럼 1년 사이 완전히 달라진 입지. 예비 FA 특수까지 노리는 상황이다. 과연 시장 반응은 어떨까.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은 지난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3안타 5타점 경기를 펼치며 팀의 12대1 대승을 이끌었다. 3회초 두번째 타석 첫 안타에 이어 5회 1사 2루 찬스 상황에서 두산 선발 최승용을 흔드는 좌월 선제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잠실구장을 잡아 당겨 넘기는 장타력을 선보였다. 이어 KIA가 7득점 대량 득점에 성공한 6회초 만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박신지의 148km 직구를 통타해 좌중간을 완벽하게 꿰뚫었다. 타구가 펜스 앞까지 굴러가는 사이 주자 3명이 모두 홈까지 들어왔고, 김호령은 2루를 지나 3루까지 들어갔다. 만루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였다. 김호령의 5타점 경기는 개인 커리어 최다 타이 기록이다.
심지어 '힛 포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 하나만 모자랐다. 단타, 홈런에 2루타까지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6회 타구는 3루까지는 들어갔지만, 인정 2루타에 상대 수비시 3루 진루로 기록됐다. 이후 타석에서는 안타 없이 범타로 물러난 김호령이다.
대기록은 못했어도 대단한 활약이다. 김호령은 지난해인 2025시즌 전까지는 끝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사그라드는 선수로 보였다. 프로 데뷔 초반이었던 2015~2016시즌에는 100경기 이상 출전 기회도 얻었지만, 타격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서 팀내 입지와 출전 기회가 점점 줄어들었다. 2024시즌에도 64경기 그것도 대부분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하지만 팀이 줄부상으로 힘들어하던 지난해 '함평 타이거즈'의 기적을 일으킨 주역 중 한명인데, 개인 성적도 월등하게 뛰어올랐다. 지난해 105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에 94안타 6홈런을 쏘아올렸던 김호령은 올 시즌은 완전한 주전으로 풀타임을 보내고 있다. 29일 기준으로 77경기 타율 2할8푼6리 85안타 11홈런 46타점. 특히 2025년 이전과 이후의 김호령을 비교하자면,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바로 장타력이다. 이전부터 타구 판단력과 수비 커버 범위, 빠른 발까지 수비력은 최상급으로 인정받고 있었기 때문에 타격 발전이 더 큰 의의를 갖는다.
김호령은 지난해 0.434, 올해 0.461의 장타율을 기록 중인데 이전 시즌들과 비교해 거의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온전히 자신의 타격폼을 되찾고, 스윙에 자신감까지 더해지면서 펜스까지 뻗어나가는 타구가 '막눈'으로 봐도 엄청나게 늘었다. 올해 친 홈런 11개는 그의 커리어 하이다. 프로 2년차였던 2016년 124경기에서 8홈런을 친 것이 최다였다. 개인 첫 두자릿수 홈런에 이어 페이스가 꺾이지 않는다면 20홈런까지도 도전해볼 수 있는 성적이다.
특히 김호령은 올 시즌을 마친 후 FA 자격을 얻는다. 프로 데뷔 이후 12시즌만에 얻는 감격의 FA인데, 입지가 달라졌다. 올해 FA 시장에는 김호령 외에도 최지훈(SSG), 정수빈(두산), 배정대(KT)이 존재한다. 현재까지는 김호령의 개인 성적이 가장 앞선다.
외야 보강, 테이블세터 보강을 염두에 두는 구단들도 이번 외야 FA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비슷한 포지션인 박해민과 최원준이 후한 대우를 받았고, 특히 타팀 경쟁이 붙으면서 몸값이 폭등하는 상황을 다 지켜봤기 때문에 올해 역시 시장이 눈치싸움으로 굴러갈 가능성이 높다.
FA를 앞두고 커리어하이를 경신하고 있는 김호령도 상당히 유리한 조건. 타팀들도 그에 대한 평가를 올해는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그러나 딱 한가지 불리한 여건이 있다. 바로 나이다. 프로 입단은 2015년이지만 동국대 출신 대졸 선수로 입단한 그는 1992년생으로 올해 34세.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들고있는 나이가 유일한 변수다.
타격에 있어서는 작년 플루크가 아닌, 업그레이드를 장담할 수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가 유일한 관건이다. 외야 보강을 생각하는 구단들도 아직 여러 면에서 저울질을 하는 요소 중 하나다.
물론 그보다 더 큰 관건은 후반기까지 이어질 활약이다. 김호령의 나이가 유일한 단점이라면, 그 단점을 상쇄할만 한 확실한 장점이 커버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