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마운드의 핵심 한 축을 포기하고 타선의 화력을 극대화하는 '외인 타자 2명'이라는 초강수를 둔 가운데, 남겨진 선발 로테이션의 생존 여부에 야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 투수는 라울 알칸타라 한 명뿐. 나머지 네 자리는 고스란히 국내 투수들의 어깨에 지워졌다. 문제는 이 국내 선발진의 면면이 시즌 끝까지 완주하기에 위태로운 구조라는 점이다.
설종진 키움 감독은 당장 전반기 막판 마운드 운용부터 극도로 조심스러운 돌다리 두드리기 기용을 선택했다. 안우진 본인도 4일 턴에 던지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태. 때문에 지난 달 30일 등판했던 안우진은 5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 대신 7일 수원 KT 위즈전 등판으로 결정됐다. 후반기 일정 역시 설 감독은 "16일부터 시작하는 후반기 일정을 보고 안우진을 어떻게 쓸 것인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전했다.
"두 번째나 세 번째 로테이션에 들어가서 주말에 걸리면 한 3주 정도는 계속 5일 턴으로 돌아가니 그것까지 감안해야 한다"라며 "시즌이 끝나고 나서나 향후 상황을 보고 정밀하게 계획을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리햅(재활) 시즌' 관리가 최우선이라는 뜻이다.
안우진이 리햅 시즌으로 철저한 이닝 및 휴식 관리를 받는 상황이지만 국내 선발진의 무게감은 어느 때보다 무겁다. 설 감독은 알칸타라, 안우진, 배동현, 하영민, 박준현 등 기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활용할 생각을 밝혔다. 여기에 김윤하 정현우 등 대체 선발 자원을 투입시키는 방향으로 로테이션을 꾸려갈 예정이다.
하지만 이중 프로 무대에서 선발로 풀시즌을 제대로 뛰어본 투수는 안우진과 하영민 단 두 명에 불과하다. 이중 안우진은 재활 시즌이다.
배동현은 2021년 1군에서 20경기 38이닝을 던져본 것이 전부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배동현의 공에 익숙해진 타자들의 눈도 무시할 수 없다. 때문인지 4월 1.82이던 평균자책점은 5월 7.50으로 폭등했고 6월에도 7.13을 기록했다. 7월은 1경기를 던졌을 뿐이지만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박준현은 고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한 1년차 투수다. 물론 1년차답지 않게 놀라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고교 시절인 2025년에는 40⅔이닝만 던졌을 뿐이다. 하지만 올 시즌 KBO리그에서 이미 45⅓이닝을 던졌다. 풀 시즌을 모두 소화하기엔 체력적인 부담이 없을 수 없다.
설 감독은 "어차피 외국인 투수 하나가 빠졌기 때문에 국내 투수 4명과 알칸타라를 합쳐 5명 체제를 구축했다"라며 "일단 한 달 정도는 이 계획을 가지고 버탸볼 생각"이라고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키움의 '2용타' 카드는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무기지만, 반대로 마운드에는 과부하를 예고하는 '독이 든 성배'다. 키움이 성배를 제대로 들어 4년 연속 '꼴찌'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