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카보베르데 수문장 보지냐(40)의 도전은 마지막까지 아름다웠다.
보지냐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스타디움에서 열린 '디펜딩 챔프' 아르헨티나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32강전에서 연장전 포함 120분 동안 총 8개의 선방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탈락 직전까지 내몰았다.
이번 대회 최고의 돌풍팀인 카보베르데는 전반 29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가 달아나면 추격하고, 달아나면 또 추격했다. 메시는 전인미답의 월드컵 개인통산 20호골을 넣었다.
후반 14분 데로이 두아르트가 맨유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다리 사이로 강력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8분, 메시가 순식간에 박스 안으로 침투 후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보지냐 선방에 막혔다. 후반 28분, 메시의 기습적인 프리킥이 골문 우측 상단으로 향했다. 뒤늦게 몸을 움직인 보지냐는 몸을 날려 공을 쳐냈다.
1-1 동점으로 맞이한 연장 전반 2분, 마르티네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리버풀)가 찬 공을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보지냐를 뚫었다.
연장 전반 13분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가 다시 동점골로 경기 균형추를 맞췄다. 하지만 카보베르데는 연장 후반 6분 디네이 보르게스의 자책골로
보지냐는 이번 대회가 낳은 최고의 스타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40대 무명 골키퍼는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큰 울림을 남겼다. 개인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는 1910만명으로 늘었다. 한 순간에 세계적인 셀럽 부럽지 않은 유명인사로 거듭났다.
그는 "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에서 자랐다. 그래서 울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여기 없었다.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그들은 나에게 모든 것이었다. 그리고 어머니 때문에 울기도 했는데, 비자 때문에 이곳에 오지 못하셨다. 비자 비용 때문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라고 사연을 공개했다.
인구 50만명의 소국인 카보베르데는 스페인을 상대로 한 월드컵 데뷔전에서 보지냐의 7개 선방에 힘입어 0대0 깜짝 무승부를 거뒀다. 우연이 아니었다. 우루과이(2대2 무), 사우디아라비아(0대0 무)와도 잇달아 무승부를 거두며 32강에 진출했다.
조별리그 기간 중엔 보지냐의 어머니의 미국행 길이 열렸다. 경기장에서 아들을 응원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뜨거운 감동을 남겼다. 보지냐와 카보베르데는 월드컵을 떠나는 순간까지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까지 아르헨티나를 탈락 위기로 내몰았다. 이날 경기장에 패자는 없었다. 용감한 도전자만이 있었다. 보지냐는 경기 후 메시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팬들은 "보지냐의 활약은 감동적이었다", "영화 속 영웅 같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