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전날 짜릿한 대승의 기운을 이어가려던 한화 이글스의 선발 마운드가 경기 초반부터 사정없이 무너져 내렸다. 우완 외국인 투수 윌켈 에르난데스가 선두 LG 트윈스의 정밀한 현미경 타선에 난타당하며 단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수모를 겪었다.
에르난데스는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⅓이닝 동안 4안타 1볼넷 1사구 1탈삼진 4실점으로 극도로 부진했다. 전날 에이스 오웬 화이트의 111구 눈물겨운 투혼으로 승리를 쟁취했던 한화였기에, 에르난데스의 이른 조기 강판은 불펜진에게 엄청난 과부하를 예고하는 대참사다.
에르난데스의 투구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급격하게 흔들렸다. 제구 불안이 화를 불렀고, LG 타선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매섭게 몰아쳤다.
1회말 마운드에 오른 에르난데스는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박해민이 침착하게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주자를 2루에 보냈고, 곧바로 위기 상황을 마주했다.
1사 2루 상황에서 LG의 '해결사' 오스틴 딘을 만난 에르난데스는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문보경에게마저 볼넷을 내주며 흔들린 에르난데스는 송찬의와 문정빈에게 연달아 매서운 연속 적시타를 얻어맞고 고개를 숙였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어진 찬스에서 박동원에게 좌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고, 1회에만 무려 4실점을 기록하며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LG 쪽에 내주고 말았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웃카운트 단 하나만을 잡은 채 결국 1⅓이닝 만에 강판당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 에르난데스는 직구 18개를 던졌으며, 최고 구속은 시속 153㎞, 최저 구속은 148㎞가 찍힐 만큼 강력한 힘을 자랑했다. 하지만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은 강속구는 LG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될 뿐이었다.
슬라이더 15개를 섞어 던졌고 체인지업은 단 1개 던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