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2021년 아메리칸리그(AL) MVP에 오를 때만 해도 그가 언제까지 투타 겸업을 완벽하게 수행할 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시 27세였던 오타니는 처음으로 투수와 타자로 풀시즌 소화하며 100여년 전 베이브 루스가 새운 각종 투타 겸업 관련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타자로는 46홈런-100타점-103득점, 투수로는 130⅓이닝-156탈삼진-평균자책점 3.18을 각각 마크했다.
그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직후 팔꿈치 부상 등으로 3년 동안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자 일본 야구 원로들은 "투타 둘 중 하나는 포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지만, 2021년 이후로는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쑥 들어갔다.
이후 5년이 지난 2026년, 오타니는 5일(이하 한국시각) 32세 생일을 맞는다. 그는 여전히 강건한 몸으로 투타 겸업을 소화할 수 있는 것일까.
오타니는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3실점했다. 0-3으로 뒤진 7회 마운드를 내려왔고, 다저스는 7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만루홈런으로 전세를 뒤집고 4대3으로 승리해 오타니는 '노 디시전' 처리됐다. 최고 스피드 100.5마일 직구와 스위퍼, 커브 등을 앞세워 삼진 9개를 잡아냈으니, 투수로서는 제몫을 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타자로는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뒤 7회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됐다. 교체 이유는 오른팔 이두근에 결림 증세. 부상 방지 차원에서 조기 교체했다는 것이 다저스의 설명이었다.
앞선 6회말 타석에서 통증이 발생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이클 킹과 풀카운트에서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이두근이 뻐근해지는 증상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6회초 피칭 때 투구수 110개를 채운 직후라 팔에 무리가 갔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두근 통증은 피칭에 별 영향이 없고 타격할 때 방해받는 정도라는 것이 오타니의 설명이다.
그는 "올시즌 초반에 일시적인 이두근 문제를 겪었지만, 오래 지속되는 않았다. 오늘도 같은 부위"라며 "불편함은 상대적으로 꽤 빨리 없어졌는데, 스윙할 때 또 불편해졌다. 그래도 뛸 수는 있었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5일 샌디에이고전에 결장하기로 했다. 본인은 뛰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반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내일 오프데이"라고 했다.
완벽하게 쉬게 해 컨디션을 회복하라는 의미다. 다저스는 이후라도 오타니의 컨디션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추가적으로 휴식을 준다는 계획이다.
로버츠 감독은 "이전에도 이두근 문제가 있었는데 너무 사소해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는 회복이 빠른 선수다. 그런 회복 노하우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투타 겸업이 몸에 끼치는 부담을 고려할 때 우리는 그의 몸이 어떻게 반응하고 증상이 나타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게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왼무릎 통증, 오른손 중지 물집으로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에도 7경기 연속 투타 겸업을 수행했다. 이날 등판은 8일 휴식 후 이뤄진 것으로 다저스의 그에 대한 '케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준다.
오타니는 남은 전반기 동안 한 차례 더 선발등판할 수 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오는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시즌 15번째 선발등판을 하게 된다.
MLB.com은 '오타니가 전반기 등판을 이대로 마감하는 게 후반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스태프가 판단하면 오늘 경기는 오타니가 투수로는 마지막 출전이라고 봐야 한다. 그는 올스타전에 투수로는 나서지 않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오타니는 올시즌 3년 만에 시즌 개막부터 투타 겸업을 가동하면서 부상 이슈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오타니의 건강 관리는 다저스에 점점 더 까다로운 일이 될 수밖에 없다. 투타 겸업의 유효기간이 한없이 남아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