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려라.
장타력을 갖춘 포수 허인서가 몸쪽으로 꽉 차게 들어온 초구 150㎞ 직구를 밀어쳐 잠실구장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패배 속에서도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한 방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타선이 경기 내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간 가운데 허인서의 스리런포는 이날 한화가 만들어낸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0-4로 뒤진 6회. 한화는 2사 후 페라자의 볼넷, 노시환의 몸에 맞는 볼로 2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흔들리던 함덕주를 내리고 우강훈을 투입했다.
대기 타석에서 바뀐 투수의 연습 투구를 지켜보던 허인서는 타석에 들어선 뒤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몸쪽 꽉찬 스트라이크 코스에 들어온 150㎞ 직구를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반응한 허인서. 결대로 밀어친 타구는 우측 담장을 향해 쭉 뻗어나갔다. 우익수 홍창기가 끝까지 따라갔지만 담장 밖으로 넘어가는 타구를 잡을 수는 없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잠실구장 담장을 넘긴 홈런. 허인서는 주먹을 불끈 쥔 채 힘차게 베이스를 돌았다. 조용하던 한화 더그아웃도 순식간에 활기를 되찾았다. 김경문 감독 역시 홈런 타자를 반갑게 맞이했다.
허인서의 스리런포로 한화는 4-3 한 점 차까지 따라붙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어진 6회말 박상원이 만루 위기에서 오스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다시 점수 차는 5-3으로 벌어졌다. 이후 한화 타선은 끝내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고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허인서의 홈런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라는 격언을 떠올리게 만든 강렬한 장면이었다. 몸쪽 강속구를 밀어 잠실구장 담장을 넘긴 장타력, 그리고 추격의 불씨를 살린 해결 능력까지 모두 보여준 한 방이었다.
경기 결과는 아쉬웠지만 허인서가 남긴 잠실 첫 홈런의 손맛만큼은 오래 기억될 장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