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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기시려고?" 3일 연속 적팀 더그아웃 습격한 김태형 감독…함박웃음에 무너진 '강철매직' [수원스케치]

2024년 롯데 부임 후 처음으로 수원을 찾은 김태형 롯데 감독과 인사를 나누는 이강철 KT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4.03.18/
2024년 롯데 부임 후 처음으로 수원을 찾은 김태형 롯데 감독과 인사를 나누는 이강철 KT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4.03.18/
롯데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롯데 김태형 감독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6.21/
인터뷰하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06/
인터뷰하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 수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06/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또 이기시려고?"

5일 수원 KT 위즈파크. 한창 브리핑에 임하던 사령탑의 등뒤로 큰 체구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늘씬한 체형으로 유명했다. 1m80으로 당시 기준 큰 키, 부상이 잦다는 잠수함 투수임에도 10년 연속 10승의 금자탑을 쌓았고, 선수 생활 말년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다리를 길게 감아돌리며 타자의 하체 방향으로 파고드는 특유의 투구폼은 타고난 유연함에 꾸준한 노력까지 더해지지 않고는 구사할 수 없다.

이강철 감독이 취재진과 만나는 장소는 보통 KT 더그아웃 좌석 뒤편이다. 편안하게 앞으로 몸을 기댄 채 질문에 응한다.

그런데 한참 질문에 답하는 사령탑 뒤쪽 통로로 싱그레 미소를 띄운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나타났다.

굳이 말을 꺼내지 않아도 알법한 존재감. 흘깃 뒤를 돌아보며 김태형 감독의 모습을 확인한 이강철 감독은 "왜, 또 이기시려고?"라며 불평하듯 입을 내밀었다.

흔히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홈-원정 사령탑의 문답은 1시간 간격으로 이뤄진다. 그런데 김태형 감독은 3일 연속 이강철 감독 브리핑 도중 KT 더그아웃을 찾아왔다.

두산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던 당시 김태형 감독과 이강철 당시 수석코치.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4/
두산에서 감독과 수석코치로 한솥밥을 먹던 당시 김태형 감독과 이강철 당시 수석코치.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8.09.14/

KT는 이번 시리즈 앞서 롯데에게 이틀 연속 패했다. 첫날은 롯데 한동희의 멀티 홈런에 0대4, 둘째날은 롯데 외국인 투수 비슬리의 6이닝 1실점 호투에 눌려 1대4로 졌다.

이강철 감독은 김태형 감독이 또 찾아오자 '이틀 연속 이겼다고 3일 내내 똑같은 루틴을 지키느냐'며 투덜거린 것. 물론 두 사람이 이런 일로 다투거나 오해를 주고받을 사이는 아니다.

프로야구 현장에서 소문난 절친이다. 이강철 감독이 1966년생, 김태형 감독이 1967년생으로 1살 차이,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1958년생)이 복귀하기 전까진 프로야구 최고령 감독 투톱이었다.

사실상 함께 긴 야구인생을 걸어왔고, 지금도 사령탑으로 야구 현장에서 함께 호흡중인 선후배다. 선수 시절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국가대표팀 등을 통해 긴밀한 친분을 쌓았고, 2018년 김태형 감독이 두산 베어스를 이끌 당시 이강철 감독이 1군 수석코치로 합류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2019년 감독 생활 1년차 이강철 감독과 조우한 김태형 감독.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4.02/
2019년 감독 생활 1년차 이강철 감독과 조우한 김태형 감독.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4.02/

지난 5월초에는 이강철 감독이 "롯데 원투펀치가 정말 좋다. 전력이 강해보인다. 이동일인데 비 내려서 취소되면 좋겠다"며 엄살을 부리자 김태형 감독이 웃으며 "우리를 두려워하는구만!"이라고 맞받기도 했다.

알고 보면 김태형 감독이 홈팀인 KT 더그아웃을 찾는 것은 이번 시리즈 뿐만 아니라 사실상 수원 방문 루틴이나 마찬가지다. 두 사람은 자주 이렇게 경기전 저녁을 함께 먹으며 야구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다. KT 관계자는 "김태형 감독님이 해설위원 시절에도 늘 이렇게 찾아오시곤 했다"고 설명했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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