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없어서 뽑은 거 절대 아니었네.
두산 베어스 김원형 감독은 올해 초 열린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서 어린 투수 한 명만 보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고졸 2년차 최민석. 김 감독은 "살도 찌우고, 근력도 키웠다는데 올시즌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경쟁이 있으니 공개적으로 말할 수는 없었지만, 그 때부터 사실상 선발 한 자리를 최민석에게 맡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구위도 좋고, 어린 선수가 경기를 끌어가는 힘이 남다르다는 이유였다.
역시 투수 전문가 김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두산에 '초대박 로또'가 찾아왔다.
최민석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6이닝 1실점 깔끔한 투구로 8대1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 투수. 이번 시즌 개인 9번째 승리였다. 최민석은 9승2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전반기를 마무리 했다.
KIA 타이거즈 올러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 그리고 평균자책점은 2.33으로 2.36의 올러를 앞섰다. 1위.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2.67로 3위인데 류현진이 전반기 한 차례 더 등판한다 해도 2.33을 넘어설 수는 없다.
다승, 평균자책점 1등. 여기에 승률(0.818) 2위. 시상 부문은 아니지만 이닝(92⅔이닝) 5위, 퀄리티스타트(11회) 공동 2위다. 흠잡을 데 없는 기록. 아니, MVP급 활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민석이 없었다면 두산은 아마도 전반기를 하위권에서 마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생애 첫 10승은 따놓은 당상. 이 기세라면 10승을 넘어 다승, 평균자책점 타이틀 도전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연봉 6300만원을 받는 어린 선수가, 기적의 행보를 걷고 있다.
물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가 있어 다승 타이틀 획득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은 그만큼 최민석에게 엄청난 기회다. 금메달을 따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
최민석은 팀 동료 곽빈, 박준순과 함께 야구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됐다. 25세 이하 마땅한 선발 자원이 없어서, 두산 쿼터를 채우려고 뽑힌 게 아니었다. 지금 모습이라면 곽빈과 함께 대표팀 원투펀치 역할을 해야할 듯 하다.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가 제구의 안정성,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인다. 떨리는 무대라고,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거나 할 스타일이 아니라 국제대회에서 그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과연 최민석이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까. 두산의 가을야구, 아시안게임 금메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