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미국 무대 진출 5년 만에 마침내 거대한 잠재력이 폭발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산하 더블A 스프링필드 카디널스에서 뛰고 있는 조원빈(23)이 더블A 무대를 초토화하며 메이저리그(MLB) 승격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지독했던 2년간의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눈부신 반전이자, 대한민국 야구계를 이끌 '2003년생 황금세대'의 대형 외야수 탄생을 알리는 거대한 신호탄이다.
조원빈은 6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스프링필드 루트66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칸소 트래블러스(시애틀 매리너스 산하)와의 홈경기에 6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대포를 가동했다. 비록 팀은 2대10으로 완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조원빈의 방망이만큼은 더 뜨겁게 타올랐다.
이날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며 숨을 고른 조원빈은 4회말 2번째 타석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팀이 1-4로 뒤진 2사 주자 없는 상황, 조원빈은 상대 우완 선발 애덤 레버렛의 3구째 코스 낮게 들어온 93마일(약 150㎞)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거침없이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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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총알 같은 타구였다. 발사각이 다소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타구 속도로 우측 담장을 순식간에 넘어간 이 홈런은 조원빈의 올 시즌 더블A 7호 홈런으로 기록됐다.
이로써 조원빈은 지난 4일 메이저리그 파이프라인 전체 5위이자 투수 유망주 1위인 '최대어' 케이드 앤더슨을 상대로 홈런을 뽑아낸 데 이어, 하루 휴식 후 복귀한 경기에서 또다시 대포를 가동하며 '3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더블A 승격 후 단 10경기 만에 7홈런을 몰아치는 경이로운 화력이다.
현재 조원빈의 더블A 10경기 성적은 타율 2할7푼8리(36타수 10안타) 7홈런 14타점 OPS 1.211이다. 상위 싱글A 56경기에서 때려냈던 홈런 수(8개)를 단 10경기 만에 턱밑까지 추격한 셈이다. 마이너리그 단계 중 가장 투수들의 수준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더블A를 완벽하게 폭격하면서, 구단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트리플A 초고속 콜업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서울컨벤션고 시절 공수주를 모두 갖춘 완벽한 '5툴 플레이어'로 각광받았던 조원빈은 2021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17세 이하 홈런더비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르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표적이 됐다. 결국 2022년 1월, 50만 달러(약 7억 6000만 원)의 계약금을 받고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으며 당당히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24시즌을 앞두고 MLB닷컴 기준 팀 내 유망주 순위 9위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미국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이후 2년 동안 하이싱글A 무대에서 OPS가 0.7을 넘기지 못하는 극심한 정체기를 겪었다. 국내 야구팬들의 관심에서도 조금씩 멀어지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올해 마침내 벽을 깨부챘다. 상위 싱글A 56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 8홈런 39타점에 무려 23개의 도루를 쓸어 담으며 OPS 0.882의 호성적을 남겼다. 특히 5월 한 달간 타율 3할2푼5리, 5홈런, OPS 1.097로 이달의 선수상까지 거머쥐며 지난 달 23일, 미국 진출 5년 만에 그토록 바라던 더블A 승격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무대를 옮기자마자 보란 듯이 자신의 진가를 100% 증명해 내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