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햄스트링은 이제 괜찮나요?."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를 떠날 때부터 지금까지 이 질문을 듣고 또 들었다. 그럴 때마다 김도영은 "괜찮다. 문제 없다"고 답했지만, 그렇다고 무덤덤한 것은 아니었다. 누구보다 자신의 다리 상태를 신경 쓰며 시즌을 치렀다. 한번씩 경기가 치열해질 때면 뛰고 싶은 욕망도 생겼지만, 이범호 KIA 감독이 꾹 눌렀다. 특히 시즌 초반에는 절대 뛰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 결과 김도영은 시즌의 절반 이상을 순조롭게 치르고 있다. KIA는 김도영이 지난 3월 2026 WBC에 차출돼 일찍부터 몸 상태를 끌어올린 만큼 부상 위험이 높다고 판단, 더 철저하게 관리했다. 다리에 부하가 걸리기 전에 지명타자로 뛰게 하면서 수비 부담이라도 덜어줬다. 김도영과 KIA 모두가 철저히 신경 썼기에 가능했다.
2024년 MVP 김도영에게 지난해는 충격의 연속이었다. 2024년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한 호타준족. 이제 20대 초반 어린 선수가 지난 시즌에만 왼쪽과 오른쪽 햄스트링을 번갈아 3번이나 다쳤으니 선수 본인도 믿기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근본적으로 근육이 약해서 생긴 문제는 아니다. 장세홍 KIA 트레이닝 코치는 오히려 "피지컬 상태나 근육의 톤과 질, 유연성까지 KBO리그에서 (김)도영이 정도 피지컬이나 기능 상태는 진짜 탑티어"라고 했다.
오히려 신체 능력이 뛰어난 덕분에 김도영이 뛸 때 어마어마한 폭발력이 생기는데, 그 폭발력이 몸에 부담을 주고 있었다. KIA가 올해 김도영이 몸 상태가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철저히 도루를 막았던 이유다.
뛰지 못해 답답한 마음을 김도영은 홈런으로 조금이나마 날려 보냈다. 83경기에서 26홈런을 기록, 리그 2위다. 1위 오스틴 딘(LG 트윈스, 27홈런)과는 1개 차다. 김도영은 홈런왕 경쟁과 별개로 생애 첫 40홈런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부상 탓에 30경기밖에 뛰지 못한 여파는 타율로 나타났다. 5월까지 타율 2할6푼5리에 그쳐 아쉬움을 샀는데, 6월 이후 어느 정도 정상 궤도를 찾아 현재는 2할9푼7리까지 끌어올렸다. 타율 3할을 찍고 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페이스다.
김도영은 여러 우려 속에 치른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실 아직 (전반기가) 끝나진 않았지만, 중간중간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도 있었고 정말 좋을 때도 있었다. 확실히 작년에 햄스트링 부상 3번 당한 게 쉽게 생각할 게 아니라는 생각을 조금 많이 했고, 그만큼 더욱더 몸 관리를 더 철저히 하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후반기는 더더욱 건강한 몸 상태가 중요하다. KIA의 시즌 순위는 물론, 김도영의 야구 인생을 결정할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이 있기 때문. 김도영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야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그래야 추후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혜성(LA 다저스)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혜택을 누렸기에 나이 20대 초중반에 일찍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후반기에도 건강해야 문제없이 태극마크를 달 수 있고, KIA의 가을야구에도 힘을 보탤 수 있다.
김도영은 "내 딴에는 내가 아는 지식으로 계속 (다리를) 회복하려고 항상 경기 후에 따로 훈련하고 있다. 가끔 마무리 스트레칭을 해주기도 한다. 또 집에 지압판을 깔아놓고 항상 자기 전에 혈액을 돌게 해주고 잠을 잔다"며 도움이 되는 루틴을 꾸준히 지키겠다고 했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