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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본헤드' KIA 비하인드, 정작 혼난 선수 따로 있었다…"상준이한테 내가 뭐라 했거든요"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박상준.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부산=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박)상준이한테 내가 그날 좀 뭐라고 했거든요."

KIA 타이거즈 외야수 박재현이 최악의 본헤드플레이를 저지른 그날, 사령탑에게 혼난 선수는 오히려 따로 있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본헤드플레이 이후 마지막 공격 기회에 3구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던 박상준을 오히려 더 크게 혼냈다. 왜일까.

박재현은 지난 4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역전패의 영웅이 될 뻔했다가 순간의 실수로 역적(?)이 됐다. 4-5로 뒤진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박재현은 좌익수 왼쪽 3루타를 때렸다. 2루에서 안전하게 멈출 수도 있었지만, 과감히 3루까지 달려 최소 동점 기회를 잡았다.

무사 3루에서 김규성이 좌익수 뜬공을 쳤다. 아주 깊지도 얕지도 않은 타구. 박재현의 발이라면 승부를 걸어볼 수도 있었지만, 고영민 3루코치가 멈춰 세웠다. 노아웃이니 일단 안전한 길을 택한 것.

이어진 1사 3루. 이번에는 김호령이 좌익수 뜬공을 쳤다. 김규성의 타구보다 훨씬 깊어 충분히 희생플라이로 연결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때 박재현이 태그업할 준비를 하지 않고 홈으로 내달렸다. 2아웃으로 아웃카운트를 착각하지 않은 이상 나올 수 없는 플레이였다. 거의 홈플레이트 근처까지 갔다가 3루로 돌아온 박재현은 아슬아슬하게 살았다. 두말할 필요 없는 본헤드 플레이.

2사 3루. 마지막 타자 박상준이 NC 투수 임지민과 끈질기게 승부해야 했는데, 허무하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상준이 출루만 했다면, 김도영까지 연결할 수 있었기에 KIA로선 아쉬움이 클 법했다.

아웃카운트를 착각하고 3루에서 겨우 산 KIA 타이거즈 박재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아웃카운트를 착각하고 3루에서 겨우 산 KIA 타이거즈 박재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팬들을 향해 사죄의 의미를 담은 큰절을 하는 KIA 타이거즈 박재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팬들을 향해 사죄의 의미를 담은 큰절을 하는 KIA 타이거즈 박재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이 감독은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박)재현이가 그런 플레이를 했다고 숨어 다니진 않았으면 해서 그날 미팅을 해서 좋은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그게 팀이다. 그런데 내가 그날 상준이한테는 뭐라고 했다. 네가 어떻게든 상황을 만들어서 안타를 만들든 볼넷으로 나가서 (김)도영이한테 연결하든 그렇게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그 하나가 재현이를 살리는 길인데, 그렇게 앞에 타이밍을 놓고 막 돌리니까. 너한테 홈런이 안 나와도 상관없다고 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감독은 이어 "누가 한 명이 실수했으면, 뒤에 있는 타자가 꼭 만회를 해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래야 재현이의 실수도 묻히게 되고, 팀 자체 분위기가 안 나빠지니까. 개인적인 성향보다는 지금은 팀이 가장 먼저기에 어떻게든 서로서로 도와주려고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팀 배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박재현은 왜 사고를 치고도 면죄부 아닌 면죄부를 받았을까.

이 감독은 "3루타를 쳤는데 대충 뛰어서 대충 플레이하다가 죽었으면 혼냈을 것이다. 어떻게든 한 베이스 더 가려고 하다가 그런 플레이가 나왔으니까"라고 했다.

박재현과 박상준 모두 순수 신인은 아니지만, 1군에서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기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제 막 KIA의 미래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들. 부족한 경험이 여실히 드러난 플레이였다. 물론 이날의 아픔이 두 선수 모두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 감독의 미팅 소집과 함께 본헤드 플레이 악몽을 떨치는 것은 하루면 충분했다. 박재현과 박상준은 5일 광주 NC전이 폭우로 인한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자 관중들을 위해 우천 세리머니를 했다. 방수포 위를 슬라이딩했는데, 박재현은 관중석을 향해 사죄의 의미가 담긴 큰절을 하면서 유쾌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 감독은 "나는 경기장 안에 있었는데 함성이 굉장히 크게 들리더라. 무슨 일인데 함성이 크나 했다. 공개 사과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며 웃었다.

다시 해맑아진 KIA 타이거즈 박재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다시 해맑아진 KIA 타이거즈 박재현.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부산=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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