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한화 이글스에 경기 시작하자마자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연패 탈출을 위해 비장하게 마운드에 올랐던 선발 투수가 단 3타자만을 상대하고 '헤드샷 퇴장'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했다.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는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11차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초 상대 중심 타자 맷 데이비슨에게 헤드샷을 범해 경기 개시 직후 곧바로 퇴장 조치됐다. 한화 벤치는 황급히 박준영을 마운드에 올리며 조기에 불펜 가동이라는 큰 리스크를 떠안게 됐다.
경기 초반 출발은 깔끔했다. 에르난데스는 1회초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가볍게 범타로 요리하며 아웃카운트 2개를 순식간에 올렸다. 구위와 밸런스 모두 안정적이어 보였다.
문제는 3번 타자 데이비슨과의 맞대결에서 발생했다. 에르난데스는 데이비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까지 팽팽한 투구를 이어갔다. 이어 던진 5구째 152㎞짜리 포심 패스트볼이 데이비슨의 몸쪽 높은 코스로 급격하게 치솟았고, 이 공이 데이비슨의 헬멧을 그대로 직격했다.
다행히 데이비슨은 큰 충격이 없는 듯한 모습이어서 키움 벤치를 안도케 했다. 구심은 KBO 규정에 따라 즉각 에르난데스에게 '헤드샷 퇴장' 명령을 내렸다. 에르난데스는 제대로 손을 써보지도 못한 채 84일 만의 승리 도전을 허무하게 마감해야 했다.
개막 이후 15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 중이던 에르난데스는 지난 4월 25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9경기 동안 승리가 없어, 무려 84일 만의 승리 추가라는 절실한 명분을 쥐고 마운드에 올랐으나 불의의 사고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