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1회초 헤드샷 퇴장이라는 악재를 투혼으로 버텨낸 한화 이글스의 기세도 매서웠지만, 경기 막판 영리한 대타 카드와 중심 타선의 응집력을 폭발시킨 키움 히어로즈의 '위닝 멘탈리티'가 한층 더 단단했다. 키움이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한화를 제물로 짜릿한 재역전극을 완성하며 3연승을 달렸다.
키움은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8회초에만 3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4대2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키움은 후반기 완벽한 반등 곡선을 그리며 탈꼴찌 레이스에 엄청난 가속도를 붙였다.
경기는 시작하자마자 요동쳤다. 1회초 2사 후 한화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가 키움 3번 타자 맷 데이비슨을 상대로 볼카운트 2B2S에서 던진 5구째 152k㎞ 패스트볼이 데이비슨의 헬멧을 그대로 직격했다. 주심은 고의성 여부와 상관없이 즉각 '헤드샷 퇴장'을 선언했다. 단 공 8개 만에 선발이 날아간 한화는 일찌감치 비상이 걸렸다.
어깨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한화 박준영은 케스턴 히우라를 루킹 삼진으로 잡으며 급한 불을 껐다. 하지만 키움에는 매서운 '차세대 거포' 박찬혁이 버티고 있었다. 박찬혁은 2회초 1사 후 박준영의 2구째 높게 제구된 134㎞ 포크볼을 걷어 올려 좌월 솔로 아치(시즌 5호)를 그렸다. 타구 속도 167㎞, 비거리 115m의 대형 홈런이자 박찬혁 개인 데뷔 첫 '2경기 연속 홈런'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후 박준영은 43일 만의 4이닝 이상 역투(4⅓이닝 1실점)를 펼치며 기적처럼 키움 타선을 틀어막았다. 마운드가 버텨내자 한화는 5회말 이도윤의 안타와 오재원의 안타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최인호가 동점 우전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1-1 균형을 맞췄다.
키움의 선발 안우진은 한화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6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꽁꽁 묶으며 시즌 네 번째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했다. 비록 1-1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 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팀이 경기 후반 반격할 수 있는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100% 수행했다.
승부의 추가 한화 쪽으로 기운 것은 7회이었다. 안우진이 내려간 마운드에서 7회 선두 타자로 나선 김태연은 키움의 바뀐 투수 박지성을 상대로 볼카운트 2B에서 3구째 143㎞ 패스트볼을 사정없이 통타해 역전 솔로포로 연결시켰다.
하지만 1-2로 뒤진 8회, 키움은 1사 후 권혁빈 대신 베테랑 최주환을 대타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최주환은 지독한 집중력으로 내야 안타를 만들어내며 출루에 성공했다. 흐름을 탄 키움 타선은 무섭게 융단폭격을 가했다.
임병욱의 우전 안타로 찬스를 이어간 키움은 후속 서건창이 한화 마운드를 무너뜨리는 우전 결승 적시 2루타를 연이어 터뜨려 순식간에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추재현이 차분하게 볼카운트를 골라내며 볼넷을 획득, 1사 만루 황금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1회 헤드샷의 충격을 이겨내고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킨 3번 타자 데이비슨이 들어섰다. 데이비슨은 한화의 바뀐 투수 이민우를 상대로 좌측 선상 담장 앞까지 굴러가는 2타점 역전 적시 2루타를 장렬하게 작렬시켰다. 4-2.
재역전에 성공하자 키움의 철벽 불펜 시스템이 가동됐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아시아쿼터 최고의 복덩이 카나쿠보 유토는 안타 하나를 제외하고 한화 타선을 가볍게 지워내며 홀드를 챙겼고, 9회말 등판한 베테랑 원종현 역시 실점 없이 뒷문을 걸어 잠그며 4대2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