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위에서 아래로 꽂히는 공들이라 구위가 좋으면 더 치기가 까다롭긴 하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후반기 마무리투수 카드로 정해영을 고심하고 있다. 현재는 상황에 따라 정해영과 좌완 곽도규를 기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정해영의 구위가 좋다면 다시 고정 마무리를 맡기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정해영은 타이거즈 마무리투수의 역사다. 2020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 2021년부터 올 시즌 초반까지 부동의 마무리투수로 5년 이상을 버텼고, 통산 150세이브를 챙겼다. 타이거즈 구단 역대 최다 기록이다.
하지만 지난해 막바지부터 블론세이브가 늘어났고, 안 좋은 흐름이 올해 개막 직후까지 이어졌다. 이 감독은 지난해를 교훈 삼아 정해영을 지난 4월 빠르게 2군으로 보내 재정비할 시간을 줬다. 마무리 보직도 당시 불펜에서 가장 안정적이었던 성영탁에게 넘기도록 하면서 정해영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을 시간을 충분히 줬다.
이 감독의 배려에 정해영은 다시 정상궤도에 올랐다. 2군 재정비 이후 등판한 28경기에서 2승, 8홀드, 1세이브, 27⅔이닝,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정해영의 시간을 벌어줬던 성영탁이 전반기 막바지부터 부침을 겪으면서 다시 변화를 줘야 할 때가 왔고, 이 감독은 일단 정해영 곽도규 조상우까지 3가지 선택지를 우선으로 고려하는 집단 마무리 체제를 선언했다.
그래도 뒷문을 확실히 책임질 마무리가 정해져 있어야 불펜을 더 단단하게 꾸려갈 수 있다. 이 감독은 정해영이 마무리를 다시 맡겨도 된다는 믿음을 줄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일단 후반기 첫 시리즈인 SSG 랜더스와 인천 원정 4연전에는 정해영을 마무리로 고려하지 않는다. 정해영이 그동안 인천에서 너무도 고전했기 때문. 당장 올해만 해도 1⅓이닝 3실점에 그쳤다. 그래서 17일 인천 SSG전은 마무리 상황에 조상우를 투입해 6대3 승리를 지켰다.
이 감독은 18일 인천 SSG전에 앞서 "전날은 (곽)도규랑 (조)상우 둘을 두고 고민했다. (정)해영이는 인천에서는 조금 일찍 쓰고, 다음 시리즈부터는 뒤에 두고 쓸 생각이다. 인천에서는 데이터적으로 누가 나은지 체크해서 도규와 상우 중에 마무리를 쓸 생각"이라고 했다.
인천이라는 특수성만 없으면 마무리 우선순위는 정해영이다. 곽도규는 올해 팔꿈치 수술 복귀 첫 시즌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이 감독은 "해영이가 전날도 구위가 굉장히 좋더라. 볼에 힘이 있어 보이는데, 야구는 심리전이라서. 인천에서 워낙 안 좋았던 것도 있어서 감안했다"며 "우선 (마무리는) 지켜보겠다. 한 명을 정해서 갈지 아니면 상황에 맞춰서 갈지 고민하고 있는데, 해영이가 구위가 지금 많이 올라오고 있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하다. 도규가 우타자 상대로 조금만 좋게 흘러간다고 하면 도규를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조금 고민이다. 해영이는 아무래도 위에서 아래로 꽂히는 공들이라. 각이 있는 공들이 아무래도 구위가 좋으면 치기가 조금 더 까다롭다. 도규랑 해영이랑 상우까지도 한번 보면서 가려고 하는데, 한 명을 고정해야 한다고 하면 지금은 해영이나 도규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인천=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