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파격적인 '외국인 타자 2명(2용타)' 카드로 후반기 승부수를 던진 키움 히어로즈의 대반격 기세가 매섭다. 리그 최하위 탈출을 향한 영웅 군단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른 원동력은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이 중심에 있다.
데이비슨은 16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17일에도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몰아쳤다. 그리고 18일 한화전에서는 1회 152㎞ 패스트볼을 헬멧에 맞았지만 8회 결승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팀을 3연승으로 이끌었다.
데이비슨은 18일 경기 후 "1회 첫 타석에서 헬멧에 스치듯 공을 맞았다.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1루에 걸어나갔고 이후 경기를 정상적으로 소화했다"며 "8회 주자가 득점권에 있는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타석에 임했다. 2번 공 모두 스윙을 했는데 이후에 컨택에 집중하려고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에서도 어떻게든 타구를 잡아내려고 노력했는데 타석에서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팀 승리에 공헌할 수 있어 기쁘다"라며 "언제 어디서든 열띤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께 감사드리며 그에 맞는 경기력 항상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방망이가 침묵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전반기를 지나,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짜임새 있는 화력 쇼를 선보이고 있는 키움. 이 팀의 후반기 타선을 이끄는 데이비슨은 최근 친정팀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키움이었다. 그리고 데이비슨은 자신을 믿어준 새 둥지를 향해 온몸으로 보은하고 있다.
설종진 감독은 데이비슨의 활약에 대해 "한 번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정신력이나 멘탈 쪽으로 본인이 훨씬 강해진 것 같다. KBO리그에서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던 상황에서 고마운 마음을 갖고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이비슨의 독한 의지는 올스타 브레이크 때 여실히 드러났다. 구단에서 꿀맛 같은 휴가를 부여했음에도, 데이비슨은 단 하루만 쉬고 곧바로 고척스카이돔에 나와 훈련을 재개했다. 설 감독은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너무 강해서 통역을 데리고 나와 같이 훈련을 할 정도였다. 덕분에 통역 직원이 하루밖에 못 쉬었다"고 웃었다.
데이비슨과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는 케스턴 히우라 역시 한국 무대 장기 생존을 향해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배팅 게이지 안에서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와 팀 융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허슬플레이를 펼치며 사령탑의 마음을 움직였다.
설 감독은 "히우라도 그렇고 데이비슨도 그렇고, 경기 때 보면 1루에서 몸을 던져 슬라이딩 캐치를 하는 등 수비에서도 정말 열심히 해준다"라며 "타격할 때도 코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긍정적으로 수용하려는 모습을 보면, '이 친구들이 정말 KBO리그에서 오래 뛰고 싶어 하는구나'라는 마음이 전해진다. 그런 절실함이 고스란히 캐치된다"고 전했다.
팀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태도가 국내 선수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파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비슨이 중심 타선에서 버텨주자, 키움이 시즌 중반 모험적으로 단행했던 '2용타 체제'의 효과도 극대화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