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빌라 살려준 본헤드 플레이의 아픔, '역대급' 환상 수비로 지워버린 김호령.
KIA 타이거즈 김호령의 후반기 첫 시작은 악몽과 같았다. 16일 SSG 랜더스와의 4연전 첫 번째 경기. SSG 선발은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아빌라.
1사 후 김호령이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등장한 김도영이 내야 안타로 1사 1, 2루가 돼야 할 상황. 그런데 김호령이 지나치게 욕심을 내다 3루로 내달렸고, SSG가 손쉽게 협살 상황을 만들어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뒤에 나성범, 카스트로가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긴장감이 극에 달했을 아빌라를 완전히 살려준 본헤드 플레이였다. 이범호 감독이 다음날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을 정도로, 경기 흐름상 중요했었다.
김호령 덕에(?) 아빌라는 6이닝 8삼진 무실점 완벽한 투구로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KIA는 에이스 올러를 내고도 0대6으로 힘없이 완패했다.
하지만 김호령이 이틀 만에 그 아픔을 날리는 최고의 플레이를 해냈다.
김호령은 18일 이어진 SSG전에서 팀이 5-2로 앞서던 5회말 1사 1루 위기서 팀을 구해냈다. 상대 박성한이 친 타구가 우중간으로 날아갔다. 빠지면 최소 2루타에 거의 3루타. KIA가 압박을 받을 추격 찬스를 SSG가 만드나 했다. 하지만 힘차게 달려 몸을 날린 김호령이 그림같은 다이빙 캐치로 박성한의 안타를 지워냈다.
주루 센스가 좋은 정준재도 안타임을 확신하고 2루를 넘어 내달린 타구. 김호령의 침착한 송구에 정준재까지 아웃됐다.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외야에서 나온 최고의 플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장면이 멋지게 연출됐다. 평소 감정 표현이 거의 없는 KIA 선발 네일도 그 플레이를 보고 난리가 났다. 김호령의 캐치 하나가 경기 흐름을 어떻게 바꿀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호령은 이날 3안타 3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1번타자로도 최고의 활약을 했지만, 압권은 단연 그 수비였다. 30대 중반이 돼가는 늦은 나이에, 지난해부터 갑자기 야구에 눈을 뜨며 인기팀 KIA의 주전 중견수가 된 김호령. 공교롭게도 올시즌을 잘 마치면 첫 FA 자격을 얻는다. 그래서 김호령일 잘 할 때마다 '몸값이 또 오른다'는 농담섞인 얘기가 나왔는데, 이날 이 수비가 또 김호령의 몸값을 얼마나 올려줬을지 측정 불가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