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5점 차의 열세를 뒤집은 신들린 8회 동점 극장, 그리고 연장 11회 끝에 완성된 9대9 무승부. 그 중심에는 휴식까지 반납하고 마운드에 오른 가나쿠보 유토(27)의 3연투 투혼이 있었다.
21일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지난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연장 11회, 당초 등판 계획이 없었던 유토를 긴급 투입할 수밖에 없었던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당초 키움 벤치는 17일과 18일 연속 등판했던 유토에게 19일 경기 휴식을 부여할 예정이었다. 실제로 유토는 연장전이 진행되던 경기 후반까지 더그아웃에서 유니폼을 벗고 언더셔츠 차림으로 편안하게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1~8점 차까지 뒤지던 경기를 8회초 5득점 빅이닝으로 9대9 동점을 만들어내면서 벤치의 계산서가 완전히 달라졌다.
설 감독은 21일 "사실 3연투까지는 가고 싶지 않았다. 9회나 10회쯤에 깔끔하게 승부를 내고 끝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라면서도 "하지만 승부는 연장 11회로 접어들었고, 팀의 불펜 소모는 한계치에 다다랐다"고 말했다.
이어 "10회말까지 마치고 나니 '이왕 여기까지 고생해서 왔는데 절대 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질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라며 "불펜을 이미 많이 써서 남아있는 투수가 단 두 명밖에 없었다. 결국 유토 카드를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유토를 올려서 지더라도 후회 없이 정면승부를 해보자'라는 각오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3연투는 투수에게 큰 체력적 부담을 안기는 카드다. 하지만 팀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유토는 감독의 요청에 망설임 없이 유니폼을 고쳐 입었다.
설 감독은 유토를 향한 고마움을 강조했다. "유토에게 상황을 설명했는데, 유토도 팀 사정을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었다"라며 "팀을 위해서 자신이 마운드에 올라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흔쾌히 받아들여 줬다. 선수가 팀을 위해 보여준 마음가짐이 정말 고마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유토는 기대대로 연장 11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이며 한화의 거센 마지막 반격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유토의 이 3연투 투혼이 없었다면, 키움의 기적 같은 무승부도 결실을 보지 못했을 터다.
한편 키움은 21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 서건창(2루수)-추재현(좌익수)-맷 데이비슨(1루수)-케스턴 히우라(지명타자)-임병욱(중견수)-박찬혁(우익수)-김웅빈(3루수)-김건희(포수)-권혁빈(유격수)순으로 선발 출전한다. 선발 투수는 배동현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