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뭘 위한 빗 속의 혈투였나.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21일 수원 경기. 사실 이날 경기는 우천 취소가 유력해 보였다. 일찍부터 이날은 수도권 지역 많은 비가 예보돼있었다. 지난 밤부터 이날 낮까지는 도저히 경기를 할 수 없는 상황처럼 보였다.
양팀 감독들도 내심 경기 취소를 바라고 있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최근 8경기 승리가 없었던 선발 오원석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8연승 도전 경기였다. 두산 김원형 감독 역시 최근 기세, 선발 매치업을 떠나 하루 정도 쉬고 싶다고 했다. 올해 유독 우천 취소가 없었던 두산이었다.
하지만 큰 구름이 경기 시작을 앞두고 지나갔다. 케이티위즈파크 외야는 배수가 매우 잘 됐다. 내야는 방수포를 깔아놨으니 문제가 될 게 없었다. 그렇게 양팀의 경기는 정상 시작됐다.
3연승의 두산과 7연승의 KT. 팽팽했다. 그런데 이렇게 팽팽할 거라고 생각지는 못했다. 역대 9번째 1박2일 경기 역사를 남길 뻔 했다.
선취점은 KT의 몫. 1회말 상대 1루수 세베리노의 어처구니 없는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거저 주웠다.
5회 두산이 동점을 만들었다. 2사 2루 찬스서 박찬호가 천금 동점타를 때려냈다. KT 우익수 안현민의 수비가 살짝 아쉬웠다. 하지만 안현민이 이 수비 아쉬움을 털겠다는 듯, 5회말 곧바로 달아나는 1타점 안타를 쳤다.
두산이 4회 무사 1, 3루 그리고 7회 무사 1, 2루 찬스를 날리며 패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9회초 마지막 공격 김민석이 2사 1, 2루 찬스서 상대 마무리 박영현을 상대로 극적 동점 적시타를 때려낸 것. 그렇게도 터지지 않던 두산의 결정적 안타라 나왔다.
사실 이 경기는 연장에 들어가기 전 중대 변수가 있었다. 경기 전 그쳤던 비가 경기 중 다시 내린 것. 하늘의 심술도 있었다. 비가 그치는 듯 해 방수포를 걷었는데, 갑자기 더 세차게 비가 내렸다. 내야 그라운드가 젖어버렸다. 그라운드 복구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무려 77분이나 경기가 중단됐다. 부산 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전이 끝났을 때, 양팀 경기는 6회초에 돌입했다.
그런데 연장까지 갔다. 경기 중단까지 있어 지칠대로 지치고 집중력이 떨어진 양팀 선수들. 점수를 낼 수가 없었다. 그렇게 2대2 무승부 허무한 결과가 나왔다. 누구도 웃지 못했다. 그나마 오후 11시 51분에 경기가 끝났다. 1박2일 경기는 면했다. 우천 취소인줄 알고 야구장에 나왔던 선수들은 날이 바뀌어 퇴근하는 반전 상황을 맞이해야 했다.
그래도 작은 위안은, 두 팀 모두 연승 기록이 끊기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