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스프링캠프부터 공을 많이 들이더라."
트레이드 재평가가 시급한 것 같다. KIA 타이거즈 우완 조상우가 트레이드 2년차이자 FA 계약 첫해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이대로면 마무리투수를 꿰차도 이상하지 않다.
조상우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KIA로 트레이드됐다. KIA는 당시 LG 트윈스로 FA 이적한 필승조 장현식의 대체자가 필요했고,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로 조상우를 데려왔다. 현금 10억원과 2026년 신인 1, 4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출혈이 있었지만, KIA는 세이브왕의 합류를 반겼다.
하지만 지난해 조상우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72경기에서 6승6패, 1세이브, 28홀드, 60이닝,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팀 내 홀드 1위를 차지했고, 기여도도 높았으나 꾸역꾸역 막는 느낌을 지우지 못했다. 전성기와 비교해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이 평가는 FA 계약까지 영향을 줬다. 조상우는 지난 시즌 뒤 FA 시장에서 의외로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A등급 보상 부담도 영향이 있었다.
조상우는 스프링캠프 직전 KIA와 2년 총액 15억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조상우의 커리어를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금액이었지만, 2년 뒤 재평가를 받기로 했다. KIA는 조상우가 2년 동안 특정 옵션을 달성할 경우 계약이 끝난 뒤 다른 구단과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스프링캠프 당시 조상우의 반등을 확신했다. 지난해는 마무리가 아닌 중간 투수의 임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본 것. 지난 시즌 막바지에는 충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기에 올해는 잘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 코치는 "지난해는 보직 변화의 영향이 첫 번째라고 생각한다. 키움에서 부상이 있긴 했지만, 마무리 투수를 오래 했던 선수다. 마무리 투수는 이기는 상황에 딱 준비해서 나올 수 있는 보직이다. 불펜으로 7회나 8회 등판을 책임지는 것은 준비를 빨리 해야 하기도 하고, 지난해 우리가 타이트한 경기가 많아서 4~5회부터 준비해야 할 때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힘에 부칠 때 실제로 타자를 이겨내기 어려운 모습들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조상우는 이 코치의 예상대로 올해 펄펄 날고 있다. 43경기에서 4승1패, 1세이브, 13홀드, 38⅓이닝, 평균자책점 1.41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20이닝 이상 투구한 불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1위다. 내년 시즌 뒤 다시 한번 FA 대박을 노릴 만한 페이스다.
이대로 조상우가 마무리투수를 꿰찰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범호 KIA 감독은 후반기 마무리투수 기용과 관련해 정해영과 곽도규를 상황에 따라 번갈아 쓰겠다고 했는데, 정해영이 후반기 시작과 함께 흔들리고 있다. 후반기 첫 4연전을 치른 인천은 정해영이 약한 구장이기도 해 조상우를 대신 투입했는데, 조상우가 곧잘 뒷문을 잘 지켜주고 있다. 21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은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9회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7대3 승리를 지키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조상우의 올 시즌 반등을 지켜보며 "스프링캠프할 때부터 공을 많이 들이더라. 공도 많이 던졌고, 본인의 밸런스를 찾기 위해서 또 작년 시즌에 힘들었던 부분을 만회하기 위해서 엄청 준비를 빨리,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까 확실히 올 시즌 더 좋아 보이고, 본인도 신경 쓰고 준비한 만큼 구위가 나오고 있다"고 칭찬했다.
다만 조상우를 마무리로 고정할지는 확답하지 못했다. 마무리는 탈삼진 능력이 중요한데, 조상우는 9이닝당 삼진 6.34개로 리그 불펜투수(20이닝 이상 투구) 평균인 7.80개에 못 미친다.
이 감독은 "(조)상우가 구위는 좋은데, 공 자체가 횡으로 휘는 게 많아서 장타에 걸릴 확률이 조금 있다"며 신중하게 고민해 보겠다고 했는데, 정해영이 최근 2경기 내용(1이닝 6실점)이 좋지 않은 만큼 조상우가 조금 더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