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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가 더 반갑긴 한데…' 삼성의 노경은인가? '추구미'가 현실이 된 서른넷 슈퍼 미들맨, KBO 최초 대기록 향해 성큼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6.25/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요즘 야구가 너무 빠른 공에만 치우쳐 있잖아요. 155, 156㎞를 던져도 다 맞아 나가는 시대에 저만의 방식으로 살아남는 방향을 찾고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우완 김태훈(34)의 '추구미'가 마운드 위에서 현실로 구현되고 있다. 구속에 연연하지 않고 완성도 높은 변화구와 노련한 완급조절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며 삼성 불펜의 확실한 수호신으로 자리매김 했다.

김태훈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 구원 등판, 1⅔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의 8대6 승리를 이끌었다. 7회 내야실책으로 동점을 내준 뒤 이재현의 결승홈런으로 김태훈은 승리투수가 되며 시즌 2승(1패 5홀드)째를 챙겼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45로 낮췄다.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경기. 8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막아낸 삼성 김태훈이 미소 짓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28/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삼성의 경기. 8회말 2사 만루 위기를 막아낸 삼성 김태훈이 미소 짓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28/

팀이 6-4로 앞선 7회말 1사 2, 3루 위기 상황에서 이승민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태훈은 첫 타자 데이비슨을 상대로 몸쪽 143㎞ 투심 패스트볼을 던져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아웃카운트와 1점을 바꿨다.

이어 히우라를 상대로 스위퍼 2개를 연거푸 던진 뒤 결정구 포크볼로 3루수 쪽 땅볼을 유도했다. 하지만 포구 실책이 나오며 6-6 동점. 김태훈은 흔들림 없이 후속 타자 임병욱을 포크볼로 1루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8회초 이재현의 결승 솔로포로 다시 7-6 리드를 잡은 8회말, 키움 거포들을 상대로 김태훈의 진가가 본격적으로 발휘됐다.

박찬혁을 142㎞ 보더라인에 걸치는 절묘한 투심으로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이날 홈런을 친 김웅빈을 143㎞ 투심으로 2루수 땅볼 유도했다. 마지막 타자 김건희마저 낮게 떨어지는 유인구 포크볼로 방망이를 끌어내며 삼진을 솎아내 삼자범퇴로 이닝을 완벽히 정리했다.

이날 김태훈의 투구는 편안해 보였다. 힘들이지 않고 우타자 몸쪽을 찌르는 투심 패스트볼과 바깥쪽으로 날카롭게 꺾이는 스위퍼, 그리고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의 좌우상하 조합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손쉽게 무너뜨렸다. 허허실실 피칭의 '진수'였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삼성 김태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2/

지난 6월 17일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김태훈의 페이스는 '철벽' 그 자체다.

복귀 후 치른 13경기에서 실점한 경기는 단 1경기에 불과하다. 12이닝 동안 단 2실점만 허용하며 4홀드와 1승을 챙겼다. 7월 5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단 1안타 1사구 6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투를 이어가고 있다.

외모 만큼 듬직한 맹활약의 배경에는 김태훈의 확고한 '투구 철학'의 변화가 있다.

지난 6월 21일 대전 한화전 홀드 달성 후 김태훈은 "요즘 너무 힘으로 던지거나 빠른 공에만 치우치려 하다 보니 미스가 나왔다"며 "SSG 노경은 선배나 LG 김진성 선배처럼 150㎞ 이상이 안 나와도 베테랑으로서 자기 공을 던지며 살아남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운다. 제게 맞는 방향을 잡고 접근법을 달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8회 투구하고 있는 SSG 노경은.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8/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 8회 투구하고 있는 SSG 노경은.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6.18/

노경은, 김진성처럼 구속보다는 피치 디자인과 완급조절로 타자를 요리하는 '제2의 노경은'으로 진화한 베테랑 슈퍼 미들맨은 이제 KBO 리그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려 한다.

김태훈은 앞으로 홀드 5개만 더 추가하면 KBO 리그 최초 '7시즌 연속 10홀드'라는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승리 투수가 된 것도 기쁜 일이지만, 보직의 특성과 기록 상황 상 홀드가 더 반가운 삼성 불펜의 수호신. 그가 자신의 추구미를 마운드 위에서 구현하며 대기록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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