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형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이 계시다면 그 심정을 헤아리며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KIA 타이거즈 우완 성영탁이 큰 용기를 냈다. 성영탁은 21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을 마치고 자신의 SNS에 입장문을 올렸다. 요지는 친형이 자신의 이름을 이용해 금전을 요구하고 있다면, 응하지 말라는 것. 최근 성영탁의 친형이 동생의 이름을 이용해 돈을 빌리거나 금전적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영탁은 "안녕하세요. 성영탁입니다. 최근 저의 형과 관련된 금전 문제로 많은 분들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어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친형은 금전 관련 문제로 꾸준히 가족을 괴롭혔고, 이미 형과 절연한 지 오래됐다고 주장했다.
성영탁은 "형은 어릴 때부터 금전적인 문제를 반복해서 일으켜 왔고, 그때마다 부모님께서 이를 수습하시느라 큰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저 역시 가족이기에 오랜 기간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고, 반복되는 문제로 인해 직접적인 관계를 끊고 운동에만 전념하며 지내왔습니다. 형이 성인이 된 이후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며, 부모님께서 그동안 여러 차례 해결을 위해 애쓰셨지만, 근본적인 해결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당부를 이어 갔다.
성영탁은 "먼저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저와 부모님은 형의 어떠한 금전적 행위를 동의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어떠한 형태로든 금전 요구를 하지 않습니다. 다만 형으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분이 계시다면 그 심정을 헤아리며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라고 했다.
성영탁은 이어 "혹시 저의 이름이나 저희 가족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금전 거래를 제안 받으신다면 반드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저희와는 무관한 일이니 특별한 주의 부탁드립니다"라고 한번 더 강조하며 "본의 아니게 시즌 중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성영탁은 부산고를 졸업하고 2024년 10라운드 96순위로 KIA에 입단,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0라운드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성영탁은 최근 2년 사이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입단 첫해에는 2군에서 몸을 만들며 시속 140㎞ 초반대였던 구속을 140㎞ 후반대까지 끌어올리며 눈길을 끌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성영탁의 구속 증가와 빼어난 제구력을 눈여겨 보고 있다가 지난해 5월 불펜으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성영탁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단숨에 필승조까지 승격됐다.
성영탁은 지난해 1군에 승격됐을 때 고교 시절부터 자신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매번 경기장을 찾는 부모가 이제는 2군 경기장이 아닌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자신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기도 했다.
올해는 성공적인 2년차 시즌을 향해 가고 있었다. 전반기에는 기존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흔들릴 때 마무리를 맡아 하위권으로 처졌던 KIA가 4위까지 올라가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그러다 전반기 막바지부터 페이스가 뚝 떨어져 마무리 보직을 내려놨고, 다시 구위를 되찾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형의 문제가 터져 개인사가 성적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성영탁은 KIA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의 미래기도 하다. 그는 오는 9월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발탁됐다. 생애 첫 태극마크다.
성영탁의 올 시즌 성적은 2승1패, 12세이브, 3홀드, 35⅔이닝, 평균자책점 3.28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