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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경고했다" 77분 우천 중단 강행, 왜 문제였나…예견된 사태, 현장은 명확한 기준 바란다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우천 중단 직후 심판진이 그라운드 상태를 살피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우천 중단 직후 심판진이 그라운드 상태를 살피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수원=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오늘(21일) 경기 하면 이틀 못할 수 있다고 경고를 정확히 줬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2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었다. 이미 전날 두산과 시리즈 첫 경기를 강행했을 때 우려했던 일이었다.

21일 경기에서 KT가 2-1로 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천 중단이 됐다. 5회부터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경기를 속행했고, 5회가 마무리되면서 정식 경기가 성립된 상태였다.

77분을 기다린 끝에 경기를 강행한 게 왜 문제였을까. 수원 그라운드 정비만 30년 이상 한 베테랑인 김상훈 그라운드정비소장은 심판진이 경기 개시 여부를 고민할 때 "방수포를 깐 상태로 경기를 끝내야 한다. 방수포를 걷어서 그라운드가 다시 비에 젖으면 방수포를 덮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이틀도 경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경고를 무시한 채 경기는 진행됐고, 경기를 위해 다시 깔았던 흙이 밤새 또 내린 비에 젖으면서 그라운드가 엉망진창이 됐다.

경기할 때도 그라운드 상태는 이미 엉망이었다. 1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KT 김현수는 수비 과정에서 발이 자꾸 미끄러지는 바람에 허벅지 근육이 놀라 교체되기도 했다. 두산 3루수 안재석도 그라운드 탓에 수비하다 넘어져 벤치를 놀라게 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은 "(안재석이 넘어질 때) 철렁했다. 사실 우리가 뛰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 그런데 그라운드가 너무 질어서 뛰면 무조건 아웃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작전을 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김시진 경기감독관은 22일 경기 전 훈련 시간에 그라운드 상태를 살피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당시 비는 내리지 않고 있었지만, 선수들의 부상이 우려될 정도로 흙이 밟기만 해도 푹푹 꺼졌다.

발만 닿아도 푹 꺼지는 수원KT위즈 내야 그라운드 상태. 수원=김민경 기자
발만 닿아도 푹 꺼지는 수원KT위즈 내야 그라운드 상태. 수원=김민경 기자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내리던 비가 멈추자 관계자들이 그라운드 위 덮여있던 방수포를 제거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내리던 비가 멈추자 관계자들이 그라운드 위 덮여있던 방수포를 제거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김 감독관은 "원래 기본적으로 수원은 밑에 흙이 딱딱한 편이다. 원래 흙만 있었던 상태였어도 큰 문제인데, 어제 컨디셔닝 흙을 깔면서 그 흙이 지금 붕 떠 있는 상태다. 그라운드 정비 작업을 아예 할 수 없다고 한다"며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문제는 23일 시리즈 마지막 경기 개시 여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23일 새벽에도 수원에 많은 비가 예보된 상태고, 경기 개시에 앞서 비가 오지 않아도 해가 떠서 그라운드가 마르는 상황이 생기지 않으면 22일과 마찬가지로 정비 작업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강철 감독과 김원형 감독은 우천 중단 후 경기 개시 여부 관련 규정을 조금 더 명확히 해 주길 바랐다. 이미 올스타 기간에 진행한 감독자 회의에서 30분을 우선 기다리고, 상황에 따라 20분을 추가로 더 기다렸을 때도 바로 개시가 어렵다면 경기를 끝내기로 뜻을 모았다. KBO는 해당 안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30분은 원래 기다리고, 20분을 더 기다려서 안 되면 그만하자고 이야기했다. 한 시간 지나면 투수를 바꿔야 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다친다. 또 관중들도 빗속에서 무한정 기다려야 하지 않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예전에는 30분이 기준이었는데, 그 기준점이 모호해지긴 했다. 첫 번째는 팬분들을 위한 게 크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무리하게 강행해서 좋아하는 선수가 다칠 수 있다. 이해가 필요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만약 전날 그 기준점이 적용됐으면 우리 패배로 끝났을 것이다. 그러면 두산 팬들은 굉장히 화가 나겠지만, 그 기준점이 명확하게 있으면 그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현장에서는 (명확한 기준이 적용되면)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일 것이고, 좋고 나쁘고는 그다음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무승부 직후 두산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무승부 직후 두산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무승부 직후 KT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무승부 직후 KT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1/

수원=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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