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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우승 최대 고비' LG는 왜 마흔살 투수를 데려왔을까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2/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경기. LG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2/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어쩌면 지금이 대권 도전을 위한 최대 고비일까. 이제 승부수는 던져졌다.

LG 트윈스가 외국인 투수를 교체했다. LG는 22일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36만달러 전액 보장이다. 이로써 LG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교체권 2장을 모두 소진했다. 요니 치리노스를 방출하고, 약셀 리오스를 영입했었고 리오스를 다시 내보내고 카라스코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메이저리그(MLB) 팬들에게 널리 알려진 카라스코는 커리어가 대단하다. 200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시작으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에서 뛰었고 MLB 통산 112승을 거둔 레전드급 선수다. 2017시즌 18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이기도 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나이다. 카라스코는 1987년생으로 올해 39세, '한국 나이' 기준으로는 40세다. 지금은 KT 위즈로 이적한 '빠른 88' 김현수나, 두산 베어스의 최고참 포수 양의지, 한화 이글스 류현진 등이 카라스코와 동갑내기라고 할 수 있다. MLB에서도 현재 카라스코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는 찾기 힘들 정도다. 그와 동갑인 류현진이 2023시즌을 끝으로 MLB 도전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을 감안했을때 LG가 얼마나 파격적인 선택을 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그만큼 MLB에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12승을 거두며 온갖 다양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차례 방출을 겪고, 마이너행 통보를 받으면서도 버티는 등 현역 연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의 고국인 베네수엘라 매체들도 카라스코의 한국행에 대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에 해외 진출을 선택했다.

카라스코 AP연합뉴스
카라스코 AP연합뉴스

염경엽 감독은 카라스코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야구를 하고싶어서 온 것 같다. 본인이 은퇴를 생각하지 않고, 아직 내 몸이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면 계속 도전을 하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이 나이에 마이너 가서 야구를 했겠나. 은퇴했을 수도 있다. 이미 연금도 많이 받을 텐데"라며 선수 인생 후반부에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고 봤다.

LG 역시 30대 초중반 젊은 외국인 투수 대신, MLB 레전드급 베테랑을 영입할 정도로 '경험'과 '안정감'에 기대를 건 상황이다.

LG는 현재 위기에 몰려있다. 올스타 휴식기 직후 KT에게 4연전을 모두 진 것이 너무 뼈아픈 치명타였다. 휴식 직전 1패를 더해 최근 6연패에 빠진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이다. 굳게 선두를 지키던 팀 순위도 2위에서 3위까지 미끄러졌다. 반대로 한 발짝 떨어져있던 KT가 LG전 싹쓸이 4연승을 토대로 상승 흐름을 타서 1위를 위협하는 2위로 올라섰다. LG는 1위 삼성 라이온즈와 3.5경기 차, 4위 KIA 타이거즈와 2.5경기 차를 유지 중이다. 다시 올라가기 위해서는 확실한 카드가 필요했고, 그게 외국인 투수 교체였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경기가 우천으로 인해 노게임 선언됐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2/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NC의 경기가 우천으로 인해 노게임 선언됐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7.22/

전반기에는 불펜이 약점이라고 봐서 고우석 복귀를 추진했고, 불발되자 리오스를 데려왔었다. 마무리 손주영 카드를 꺼내든 것도 같은 이유였다. 그러나 다시 선발이 불안해지자 결국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시즌 중에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외국인 선수 교체라는 사실은 어느 구단이나 마찬가지다.

카라스코가 첫번째 옵션은 아니었다. 올 시즌은 MLB도 핵심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난리가 난 상황. 천하의 LA 다저스도 선발 투수와 불펜 보강을 하느라 마이너에 있는 투수들을 꾸준히 콜업하는만큼, KBO리그에 올 수 있을만한 선수 찾기가 작년보다도 힘들어졌다. LG 역시 다른 후보군들을 최우선으로 뒀었다가 카라스코와 트로이 왓슨 두명을 두고 접촉하던 상황에서 왓슨이 빅리그에 콜업됐고, 카라스코와 최종 합의가 됐다.

카라스코는 24일 입국해 28~29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이제 그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올해도 빅리그와 마이너를 계속해서 오가며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을 보냈던만큼 경험에 대한 기대치는 확실한데, 어떤 성적을 내주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려있다. 특히 LG는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팀이기에 더더욱 어깨가 무겁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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