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설마 '퀄리티스타트 머신' 후라도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질까.
삼성 라이온즈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요즘이다.
전반기를 단독 선두로 끝냈고, 후반기에도 순항중이다. 여기에 외국인 농사가 '초대박' 조짐이다. 야심차게 데려온 투수 페덱이 '어나더 레벨'이라는 기대에 부합하는 데뷔전 투구를 해주며 단숨에 특급 에이스를 얻게 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어깨 부상을 당한 후라도의 단기 대체 선수로 보스를 데려왔다. 메이저리그 통산 17승 경력의 수준급 투수. 여기에 일본프로야구 경험까지 있다. 현장에서 난리다. 어떻게 삼성이 저 커리어의 투수를, 완전 영입도 아닌 6주 단기 대체 선수로 데려왔느냐는 것이다. 몸값은 단돈 15만달러. 다른 구단들이 어떤 조건을 제시해도 한국에 안 온다던 선수가 단기 대체로 왔다고 하니, 놀라움을 금치 못 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박진만 감독이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했다. 박 감독은 21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보스 얘기가 나오자 "우선은 6주 단기 계약이지만, 그 6주 동안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100% 발휘해 좋은 활약을 해준다면 팀에게도, 본인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대체 선수에게 생길 수 있는 변화, 정식 계약밖에 없다. 훌륭한 커리어를 갖춘 선수가 페덱과 같이 희망찬 투구를 해준다면 신분을 바꿔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삼성이기에 '그게 돼?'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바뀔 선수가 후라도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후라도는 최고의 이닝이터였다. 지난해 30경기 15승8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다. 무려 197⅓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도 부상 전까지 107이닝을 던지며 5승1패를 기록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5승 뿐이지, 퀄리티스타트는 13번이나 해냈다.
문제는 후라도 부상 부위가 어깨라는 점이다. 일단 삼성은 심각하지 않아 6주 진단이 나왔다고만 알렸다. 그러면 보스가 6주를 던지고, 후라도가 복귀하면 된다. 그런데 이 어깨 부상이 향후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 유사 사례가 있다. KT 위즈 보쉴리다. 보쉴리도 어깨 극하근 손상으로 4~6주 진단을 받았었지만, 회복이 더뎌져 결국 KT는 대체 선수 로건과 정식 계약하는 결단을 내렸다. 후라도도 보쉴리와 비슷한 증상인 걸로 알려졌다. 6주보다 더 걸릴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삼성은 '투 트랙' 전력을 준비하면 된다. 보스가 던지는 걸 보고, 마음에 들면 KT와 같이 보스를 정식 선수로 영입하면 된다. 하지만 후라도라는 카드를 포기하는 게 되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따른다. 만약 보스가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하면, 삼성은 보스와의 단기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하며 후라도가 최대한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도 있다.
다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보스가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려면 8월15일 이전에 정식 선수가 돼야 한다. 그 안에 삼성이 최종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보스는 26일 두산 베어스전에 첫 등판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내달 15일까지 3~4차례 등판을 보고 삼성은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물론 후라도의 부상 회복 상태도 살필 것이다.
그렇다면 만약 삼성이 보스를 선택하면 후라도는 다른 팀에서 뛸 수 있을까. 웨이버 공시가 되면 외국인 교체권이 남은 팀들이 데려갈 수는 있다. 다만 웨이버 공시 후 타 팀 이적 선수가 포스트시즌에서 던지려면, 그 절차는 8월1일 전에 완료가 돼야 한다. 사실상 후라도가 올시즌 삼성이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가을야구를 하는 건 볼 수 없다는 걸 뜻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